Prologue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갓 서른이 되던 어느 겨울, 술에 잔뜩 취한 밤. 10평 남짓한 자취방 안 작은 소파에 혼자 누워 취기 어린 눈으로 눈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지난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쉽지 않았던 환경에도 불평하지 않고 가진 것 안에서 최선을 다해 열정 하나로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원하던 공기업에도 들어갔는데.. 막상 돌아보니 ‘나’는 어디 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얼 원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제야 알았다. 타인의 기대와 시선에 맞춰 그들 보기에 좋을 최선의 선택을 하고, 내면의 소리를 철저히 무시한 채 그저 미래를 위해 참고 버텨내며, 계획 속의 무계획으로 남과 비교하며 엑스트라로 살아왔단 사실을. 앞만 보고 달리면서도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고 불안해했던 나였다. 주체적으로 사는 누군가를 늘 부러워했지만 금세 잊고 다시 살아온 대로 현실을 살아갔다. 물론 그 속에서 얻는 교훈은 절대 헛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웠다. 내 인생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없더라.
그때부터였다.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게. 하지만 막연한 그 느낌만 믿고 가기에는 용기가 없었고, 무엇보다 어디서부터 뭘 시작해야 할 지조차 몰랐다. 그때 마침 결혼할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렸고, 아이를 낳으며 모든 걸 잠시 뒤로 미뤄놓은 채 다시 현실에 집중했다. 그러는 사이 1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한번 사는 인생,
지금부터라도 나답게 살아보자.
마흔이 되어서야 결심했다. 이제 내가 주인공이 되겠노라고. 지금까지의 결실을 토대로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할 나이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내 진짜 꿈과 나를 위한 삶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동안 내가 해온 모든 선택들, 겪어온 아픔들, 그 속에서 견디고 해낸 모든 노력들은 모두 나를 이 자리에 오게 한 중요한 순간들이었다. 나는 이제, 그 모든 과거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기로 했다.
이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나의 고백이다. 단순한 과거의 회상이나 후회가 아닌,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의 시작이다. 내 삶의 이야기를 통해 당신도 그동안 잃어버렸던 '나'를 한 번쯤 꺼내보았으면 좋겠다. 내 아픔과 방황의 이야기로부터 새로운 출발을 위한 작은 불씨를 발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어쩌면 당신도 나처럼 엑스트라로 살아온 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당신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라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그 모든 순간이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였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나는 어떻게 엑스트라 인생에서 주인공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까? 그 여정을 지금부터 들려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