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이가 들고 여행. 특히 해외여행. 특히 그것도 자유 해외여행은 생각 안한지 정말 오래되었다. (다들 잘 다니는데 나는 마음먹기가 정말 힘들다.) 아이와 함께 다녀온 캐나다도 유학원의 도움과 에어비앤비 콘도의 소파와 합체되어 있어서 쓸 내용이 없다. 그런 내가 다시 급하게 유럽을 계획했다. 이유는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갔고 나랑은 여기저기 잘 다녔지만 너무 바쁜 아빠와는 외국에 다녀온 적이 없느니 세가족의 여행을 잡아야겠다 마음 먹었다. 그리고 친구가 살고 있어서 친구들을 방문하는 계획과 남은 마일리지를 기한을 넘기기전에 탈탈 털어써야 했기에 이 수많은 이유로 난 유럽을 준비했다.
나의 자유여행은 아주 오래전 일이고 대부분 친구에 얹혀가거나, 계모임에 얹혀가거나, 여행사의 가이드로 다녀와서 자유여행은 너무 오랜만이다. 무엇보다 나는 잠자리를 가리는 까탈스런 성격이라 더욱 외국은 준비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여행을 가면 배는 굶어도 잠자리 만큼은 사수를 해야하는 성격때문에 여간해서는 여행을 계획하지 않는다. (그래서 머릿속에 호텔을 꾀고 있다. )
가성비를 따지는 우리 남편과 나의 의견을 늘 맞지 않기 때문에 이 유럽여행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또한 딸도 나와 같이 다니다보니 잠자리를 가리니 모두의 니즈에 맞게 계획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우선 비행기표를 끊고, 유레일 패스를 끊고, 호텔을 예약한다. 유레일 패쓰도 그 옛날 종이시절만 기억나지 어느새 모바일로 쏙 들어와 있었다. 한참을 공부하고 또 공부해 내 핸드폰 속에 우리 가족 유레일 패쓰를 다 담고나니 기분이 좋았다.
친구가 조언해준 대로 친구가 살고 있는 벨기에에서 바로 로마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다. 모든 건 자금 살 때가 제일 싸다고 하더니 조금 늦장 부렸더니 가격이 많이 올라있었다. 또한 저가항공은 짐을 선택해야해서 그것도 여간 까다로운 부분이 아니었다. 결국 거기에 짐을 선택해 놓고 우리는 그 무게에 맞추어서 짐을 쌌다.
호텔이 가장 관건이었다. 호텔을 예약하는데에 가장 오랜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뚜벅이니까 호텔의 위치와 한국 사람들의 위생 관련 평을 가장 크게 참고했다. 우리 나라 사람이 깨끗하다고 하면 정말 깨끗하다고 믿어도 된다. 사이트의 후기도 있지만 구글 후기도 같이 참고하면 좋다. 위치는 최대한 역 근처를 잡았다. 유레일을 타기도 하고 빠르게 짐을 싸서 다음 도시로 가기에 역 근처가 가장 좋다고 판단되었다. 실제로도 편의 시설도 모여 있고 이 곳 저 곳 가기도 편해서 좋았다. 다만 밤이 되면 역마다의 특징들이 나오기 마련이어서 약간씩 스산할 때가 있기는 했다. 가격은 여러 앱의 최저가 검색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취소가 안되는 것이 싸기는 한데 가족이 가는 건 변수가 작용해서 차마 취소가 안되는 것을 예약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기간이 닥쳤을 때 가격이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하니 한번쯤 더 검색해보고 무료취소가 가능하면 취소하고 다시 예약하는 방법도 있다.
호텔까지 마무리 되고 투어를 신청하였다. 사실 투어는 거의 신청을 안하고 다녔었는데, 신청했어도 한국투어가 아닌 외국인 투어신청을 많이 했다. 외국인 투어는 영어로 진행을 해서 이해가 백프로 안되었는데 친정어머니와 가이드와 함께하는 투어를 다녀보니 설명을 잘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 그래서 현지 한국인 투어를 필요한 곳에 신청하였다. 역사를 너무 사랑하는 남편과 설명을 듣는 것을 즐기는 딸을 위해. 단시간에 가장 효율적으로 그 도시를 구경할 수 있으니 무엇이든 전문가와 함께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렇게 계획하고 나니 바로 떠날 시간이 되었다. 안 올 것 같은 첫 완전체 가족여행.
바쁜 남편때문에 유심 이심 로밍까지 철저하게 준비하고 (남편은 노트북과 핸드폰을 생명처럼 가져가서 새벽녘에 늘 일어나 일을 하였다) 출발한 여행의 우여곡절은 지금부터 풀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