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한 마음
1.
착실한 노화 덕분인가? 예전보다는 땀을 덜 흘리는 거 같기도 한데. 유독 더위를 많이 타는 데다 땀도 많다. 여기에 pms가 겹쳐진다..? 작은 재앙이다. 겨울사랑파로 여름 나기가 늘 힘들었다. 반팔티에 이너를 겹쳐 입는 건 필수요, 이너에 겨드랑이 패드(❤️)가 달린 제품을 애용 중이다. 없으면 못 산다. 가만히 관찰한 결과, 온도도 온도인데 긴장하거나 당황할 때의 땀 삐질 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듯했다. <아 더워, 너무 덥다. 지하철 역까지 어떻게 걸어가지? 역사 안에서 땀나겠지? 흘린 땀을 티 안 나게 닦을 수 있는 방법(??)은? 왜 땀 많은 체질로 태어나가지고...> 내적 짜증이 폭발하고 어김없이 땀이 찾아온다. 땀나는 느낌이 싫어서 또 짜증 나기를 반복. 땀 없는 체질로 사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니 짜증을 구워삶아야 한다. 최대한 성질이 덜 뻗치는 게 최선이다. 일정보다 여유 있게 출발하고, 천천히 걷고, 양산과 손풍기를 상시 휴대하기로. 다섯 번 중 세 번은 견딜만하니 이게 어디냐 싶다. 곤란한 점은 이 여름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는 것.
2.
아무리 생각해도 살림은 지능의 영역이다. 멍청해서 집안일을 못 하고, 못 해서 싫은 게 분명하다. 돌아서면 설거지, 빨래, 화장실 청소.. 더운 계절엔 음식물 관리까지 더해진다. 밥벌이도 겨우 해내는데 끝도 없는 가사노동의 세계란. 안사람이 부재한 2인 바깥양반 체제로는 한다고 해도 성긴 구석이 수두룩하다. 씻고 닦는 건 그나마 하겠는데 요리가 더 문제다. 타고나길 솜씨가 없는 데다 식재료를 다룬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내가 이것을 망치고 있다...!). <인간은 왜 끊임없이 먹어야 하는가. 먹는 행위는 너무 수고롭다. 만들고 차리고 치우고.> 이런 생각들이 둥실둥실하다 보면 입맛이 살짝 떨어진다. 간편식이나 외식을 선호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재주가 없어서 그런 거다. 최근 같은 고물가에 덮어놓고 사 먹는 건 통장에게 미안하니 억지로라도 해 먹는데,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다.
3.
한 달의 한 번 내 안의 짐승+악마를 마주한다. 생리는 평생의 원수로, 매번 다채롭게 성질을 돋우는 데 탁월하다. 지난달의 악마는 참 기세등등했다. 통증이야 진통제로 임시 처방이 가능하다만 널뛰는 기분과 성질을 달래는 데 애를 먹는다. 사실 달래지 못할 때가 더 많다. 그런데 이번 달엔 이상하게 잠잠하다. 이러면 기뻐야 하는데 외려 불안하다. 다음 달엔 도대체 어쩌려고..? 참으로 비합리적이다. 매 달 담금질의 결과로 생긴 피해의식이랄까.. 아무튼간에 예민함이 덜 느껴져서 새롭다. 본디 이 기간엔 읽고, 쓰고, 엮어내는 것이 무진장하기 싫은데 왜인지 덤덤하게 하고 있어 놀랍다. 불안하다. 본디 갈등이 기본 값인 인간은 평온하면 불안한 법이다. 평온이 평생의 소원이면서 정작 평온이 낯설어 부랴부랴 불안을 찾는다. 예민함이 싫으면서도 못 잃는 것과 결이 비슷하다.
4.
행위의 의미를 따지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필요하면 그냥 하는 것. 그런 단순함이 성실을 부르고 꾸준함에는 힘이 있다. 매번 이걸 '왜'하는지, '어떻게'하는 것이 나에게 맞는지 등등을 지나치게 고려하는 느낌이다. 운동처럼 무지성으로 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상담과 글쓰기에 대한 의미를 다시 곱씹게 되어하는 말이다. 뭐든 완벽하게 정리할 순 없다. 때에 따라 조금씩 땜질할 수밖에.
일단 그냥 하자. 너무 예민 떨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