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DvldPQvgnkw
위 영상은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에 나오는 천재주인공이 어느날 한 여인을 보고는 첫눈에 사랑에 빠진 당시의 심정을 음악으로 풀어낸 명장면 중의 하나이다.
나는 첫눈에 반한다는 경험을 겪은 적이 없어 그 느낌이 무슨 느낌인지를 전혀 상상을 못했는데 음악을 듣고는 대충 이런 느낌이구나 싶어서 좋았던 기억이 난다. 선율을 들어보면 참으로 감미롭다.
후에 주인공은 그 여인 때문에 평생의 보금자리였던 배를 떠날 결심까지 하는데.. (결말은 생략, 알아서 찾아보시길 바란다)
대체 사랑이 뭐길래, 이런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내고 중대한 결심(배를 떠나는 것)까지 하게 만드는 것일까.
책 <러브 팩추얼리>의 저자 로라 무차에 따르면,
사랑에 빠질 때 우리의 뇌는 약물에 취한 상태와 비슷하다.
우리는 사랑에 빠질 때 뇌의 보상체계 부위가 활성화가 된다. 이 보상체계가 활성화되면, 한 부위에서 다른 부위로 도파민이 이동하며 그러면 우리의 뇌는 우리에게 방금 한 행동을 반복해 그 보상을 받게 한다.
이 도파민이 얼마나 강력하냐면, 동물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 따르면, 실험실에서 키운 초원 들쥐 암컷들의 경우 도파민 수치가 50퍼센트 늘어나면 다른 어떤 수컷보다 한 수컷만을 원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초원 들쥐 암컷들에게 도파민 활동 억제 물질을 주입하면 그 암컷들은 마침 주변에 있는 수컷을 원하는데, 이전에 교미를 하지 않던 수컷이라도 상관없었다고 한다. 또 높은 보상시스템을 얻기 위해 강박적으로 계속 반복해 레버를 눌러 대던 실험실 쥐들의 경우에도, 항도파민 물질을 주입하면 더 이상 그 레버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사랑에 빠질 때 마취제를 맞았을 때처럼 몽롱하고 헤롱헤롱한 느낌을 겪게 되는 이유다.
실제로 사랑에 빠지면 뇌 활동 패턴들과 혈액 내 세로토닌 운반 수치, 높아지는 도파민 수치와 더불어 온갖 호르몬 변화들로 뇌가 변화해 황홀한 느낌을 겪게 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든다.
이 화학물질들이 워낙 우리에게 강력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실수를 하기도 한다. 예컨대, 욕정에 빠진 것인데 사랑에 빠진 거라고 착각해 득 될 것 없는 관계를 유지한다거나 높은 도파민 수치로 얼른 헌신적인 관계를 맺었다가 헤어지거나 사별하게 돼 후회를 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결혼은 중차대한 일이며, 함께 더 행복해지자고 하는 일인데, 최소한 결혼하고 나서 결혼 전보다 더 불행해지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당신이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평생의 짝을 맞이할때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책 <러브 팩추얼리>의 도움과 내 생각을 섞어 10가지로 만들어보았다.
다음은 그 10가지다.
1. 욕정에 빠진 것인지, 사랑에 빠진 것인지 구별하자, 서두르지 말자
위에서도 언급했듯, 처음 사랑에 빠질 때는 온갖 화학물질들이 관여를 하기 때문에 당신이 '진정한' 사랑에 빠진 것인지, 순간 욕정에 빠진 것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연구에 따르면 이 호르몬들이 다시 떨어지기까지는 대개 1년에서 2.5년 정도 걸린다.
그러므로 '약효가 떨어지기 전까지는(약 1~2.5년)' 중대한 결정들(결혼, 동거, 시골로 이사가기, 아이를 낳기 등)을 피하자. 어린 나이에는 특히 더 구별하기 어려우므로 어린 나이에 결혼도 피하자.
2. 가치관 공유다.
사랑이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둘이서 똑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말이다.
위 말처럼, 당신이 평생의 동반자를 찾고자 한다면, 가치관 공유없이는 힘들다.
미국 코넬대 칼 필레머 교수가 30년 넘게 결혼 생활을 한 65세 이상 노인 700여 명을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이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은 “가치관이 비슷한 상대와 결혼하는 게 좋다.”였다고 한다. 또 같은 걸 보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인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반려자로 맞이하기 전, 상대방의 가치관도 꼭 체크하자!!
3. 과도하게 기대하지 말자
많은 사람들은 어딘가에 자신에게 꼭 맞는 완벽한 사람이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완벽한 사랑은 없다. '소울메이트' 같은 건 없으며 사랑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적절한 사람'이 아니라 '사랑의 과정'이다.
다음의 철학자 사이먼 블랙번과 저자의 말을 기억하자.
사랑에는 어느 정도의 기간과 역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만일 두 사람 사이에 인 소용돌이가 어느 정도의 기간과 역사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순간적인 착각 또는 공상에 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보통 그 모든 걸 뒤늦게야 깨닫습니다.
218p
사랑은 삶의 의미와 안전과 행복을 찾는 문제에 대한 무소불능의 해결책이 아니다. 그리고 당신 또는 다른 그 누구만을 위한 한 사람이란 건 없다. 또한 관계는 찾는 게 아니라 쌓아가는 것이다. 관계는 결함 많은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일이며, 상대에게 자꾸 다른 무언가를 기대하면 당신 자신과 당신의 관계는 실패를 면할 길이 없게 되며, 특히 그 무엇보다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들 중 하나인 사랑을 배울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게 된다.
238p
3. 정신적 독립을 꾀하자
자신이 먼저 행복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야 서로 더 행복해지는 것이다.
- 윌스미스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명심해야 할 게 한가지 있다.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건 결국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다. 그 누구도 '나 혼자'라는 고립감은 해결해줄 수 없으며, 고립감을 스스로 해결하지 않고 이 감정을 면하려 다른 사람을 찾는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며,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관계가 된다. 결국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성장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된다.
정신적 독립(홀로서기)부터 하자!!
4. 헌신 상대를 신중히 선택하자.
동반자적 사랑을 한다는 것은 결국 헌신적인 관계를 맺는다는 것인데, 이 헌신이 상대가 물론 사랑받을 만하며, 괜찮은 사람이고 관계 속에서 행복하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문제는 백해무익한 관계일 경우다.
학대까지 저지르는 불행한 관계라거나 한쪽의 감정적 육체적 행복까지 일방적으로 희생하게 한다면 헌신을 해서는 안된다.
중요한 건 우리가 헌신하려는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세심히 살펴보는 일이다.
헌신을 위한 헌신은 하지 말자, 헌신 상대를 신중히 선택하자!
5.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사랑은 무조건적인 거라야 하니까요. '당신을 사랑하지만. 당신은 내가 원하는 것만 해야 해.' 이건 사랑의 아니에요. 사랑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니까요.
401p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의 성격 등을 본인 맘대로 바꾸려 한다면, 그것은 상대를 사랑한 게 아니라 인형을 사랑한 것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 다른 사람을 찾자.
6. 친구의 자질들(정직, 자신의 약점 인정, 상대에 대한 관심, 이해심, 헌신, 도움, 자긍심, 자아성찰, 대화가 통하는가, 자기개발에 대한 관심 등)을 갖고 있는지 보자
그 어떤 강렬하고 열정있고 로맨틱했던 관계도 결국엔 열정이 식고 동반자적 사랑으로 변모한다. 이 동반자적 사랑(우정)에 해당하는 자질들을 갖고 있는지 보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결혼하고 싶다면 이렇게 자문해보라 나는 이 사람과 늙어서도 대화를 즐길 수 있는가?
‘대화가 잘 통하는 편안한 사람’ '대화의 온도가 맞는 사람'도 좋은 친구 자질 중 하나다.
최소 만족 지점 : 정서적 편안함, 정서적 유대감
7. 누구나 다 장단점이 있다. 포용가능한 단점인지 살펴보자
흔히들 눈에 콩깍지가 씌일 때는 장점은 크게 보이고, 단점은 눈여겨보지도 않지만 장기적 관계(결혼 등)를 맺게 되면 장점은 작게 보이고 단점은 크게 보인다 했다.
누구나 장단점은 있으므로, 상대의 단점이 포용가능한 단점인지 살펴보자.
사랑에 빠질 때는 마냥 좋은 것만 보이겠지만 그 열정이 식고 나면 상대의 단점이 너무나 못견딜수도 있다. 단점이 포용가능한지 살펴보자!
8. 돌이켜 봤을 때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은 사람인가
위의 4번과도 연결되는데, 상대를 잘 고르자는 이야기다.
사랑을 해도 결국 헤어짐은 불가피하다. 그게 이혼이든, 죽어서 떠나는 것이든 말이다.
그러니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은 사람인가를 살펴보자
적어도 파괴적이고 집착 심하고 당신의 인격과 자긍심을 훼손하거나 서로에게 무신경한 관계는 피하자.
괜찮은 상대는 나중에 혹 헤어지게 되더라도 추억이라도 남겠지만 해로운 관계는 허무하다, 아니 오히려 더 나빠지지 않으면 다행이다. 이 잘못 보낸 시간의 보상은 어디서 돌려받을 수 있을까?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다. 그러니 처음부터 잘 고르자.
9. 더 발전하고자 한다면,
'나는 로맨틱한 파트너에서 어떤 걸 찾아야 하는가?'가 아닌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기준에서 파트너를 고르자.
본인이 되고싶은 자아상에 가깝게 해줄 사람으로 고르자.
당신이 한 하나하나의 선택이 당신의 삶을 결정한다. 파트너를 선택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친밀한 관계 속에서 당신은 상대에 의해 당신 자신이 변화하는 걸 허용한다
잘못 선택한 파트너는 좋은 사람이 되는 데 방해가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다. 반대로 좋은 파트너는 당신을 좋게 변화시켜 준다. 파트너를 선택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음의 글들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어떤 사람을 파트너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람자체가 달라진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22세에서 101세 이르는 6000여 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연구로는 35년 가까이 결혼한 커플 178쌍을 추적 관찰해왔는데 그 결과는 아주 분명했다. 커플들이 얼마나 행복한가 하는 면에서 점점 서로 닮아간 것이다. 결혼 한 커플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14년) 동안 어휘와 지적 능력 면에서 점점 닮아 갔다.
150p
그리스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삶은 당신이 내리는 모든 선택들의 총합이라고 믿었고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샤르트르는 이런저런 결정을 하는 것은 당신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일일 뿐 아니라 자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151p
좋은 상대는 당신을 더 나아지게 만들지만, 부정적인 관계일 경우에는 당신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피폐시킨다. 즉 파트너는 시간이 지나면서 당신을 긍정적인 방향으로든, 부정적인 방향으로든 변화시킨다.
나는 최근에 인간관계에 대한 기준을 세워두었는데, 당신의 반려자를 찾는 일에도 참고해보면 좋을 듯하다.
사람 만날 때 기준
이 사람이 (어떤 면에서)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가?
내가 원하는 자아상에 가까이 갈 수 있게 해주는가?
더 자세히는
1. 영감을 주는지
2. 정신적인 면이든, 물리적인 면이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인지
3. 같이 있으면 시너지가 나는지
4. 서로가 최고의 자아로 다가가게 해주는가?
베스트 자아를 상호적으로 추구하는 관계
그 외 언행일치, 역지사지
'닮고 싶은 사람', ‘내가 되고 싶은 사람’, ‘함께 있으면서 배우고 싶은 사람’
를 가까이 할 것
어느 방송에서 들었던 말도 생각난다.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났다는 분명한 증거는 함께 있을 때 변해가는 내 모습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 것이다
곁에 누구를 두느냐는 정말로 중요하다!!
10. 사랑을 유지하는 것은 학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정신분석가 에리히 프롬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아주 일시적인 상태이고 '사랑을 유지하는 것'은 결정이라면서 이 둘을 분명히 구별했다. 그러니까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랑을 유지하기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본 것. 그리고 또 그는 사랑을 유지하는 것은 힘든 일로 학습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237p
마지막으로 사랑을 유지하는 것에는 끊임없는 학습과 노력이 필요함을 알자.
기타
"혼자여도 아쉽지 않을 때 결혼을 하세요.
외로워 시작하는 남녀관계는
불만을 완화시키기 위해 누군가를 갈구하는
것이므로
좋은 결과를 만나기 어렵습니다."
-?
그 사람과 같이 있을때 가장
나다워지는 사람과 결혼하십시오.
괜히 꾸미거나 가식적이지 않는 그냥
편안한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는 상대를 만나십시오.
연극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입니다.
- 유희열
누군가에게 시간을 들인다는 건
다시는 돌려받지 못할 삶의 일부를 주는
것이다.
- 김재식 '사랑할 때 알아야 할 것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