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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어부의 삶을 보고 함께 즐기는 어촌 민속촌

단지 전시만으로 끝나지 않은 Zuiderzee박물관의 무궁무진한 매력

by 네딸랜드


자이더세이(Zuiderzee)박물관 중 외부 박물관 입구 모습


벌써 작년 여름방학이구나.

너희들은 기대감으로 방학을 맞이했으나 첫째, 둘째가 열감기로 인해 방학이 시작되었음에도 집에서 쉼을 가질 수밖에 없었기에 동생들이 심심해하여 하루 날 정하여 큰 언니만 놔두고 친구들과 함께 자이더세이(zuiderzee) 박물관으로 갔었다.


자이더세이 박물관은 네덜란드 어촌민속촌이라고 볼 수 있다. 실내와 실외 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늘에서 바라 본 도시 엔크하위즌(Enkhuizen) - 사진출처 구글이미지


가는 길은 정말 멋진 해안 드라이브 코스였다.


박물관 마을 어귀 모습


도로 양 옆에 펼쳐진 바닷가, 방조제에 가득한 백조 떼와 백조 새끼들.
실로 이것은 장관이었단다.

해안도로에서 만난 백조 떼는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마음속에 감동으로 남기련다.


실외 박물관의 모습 - 이 정도면 박물관이 아니라 그냥 마을이다


때마침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이동식 놀이기구(kermis)를 설치하여 회전목마, 회전그네, 백조그네, 그네 배 등을 타기도 했었다. 광대 분장을 한 아저씨들이 곳곳에서 풍선으로 동물도 만들어 주고 칼도 만들어주어서 한껏 너희들이 즐길 수 있었단다.


어촌민속촌 같은 실외 박물관 안에서 옛날 방식으로 비눗방울 놀이를 하는 아이들


지칠 때까지 놀이기구를 타고나서 서서히 마을을 둘러보기 시작했지.


손인형(hand puppet)을 가지고 돌아다니는 아주머니


매표소에서 받아 온 활동지를 가지고 지도와 이정표에 나온 마을과 건물을 찾아가 적정 활동을 한 후에
도장을 받는 일에 너희들이 열심을 내니 그저 신통하고 기특해 보였단다.


옛날 문신 가게 타투샵, 아기자기하고 화려하다


가면을 만드는 곳, 저 프레스기로 색판화를 찍어낸 후 제작한다. 구경하는 아이들이 직접 기계를 작동해 보게 해준다


이 나라는 어느 박물관이든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약간의 재료비를 내고 나막신 배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


늘 즐거워하며 참여하니 얼마나 좋은지!

종종 박물관 이벤트로 네덜란드의 전통 양 퍼레이드 축제를 하기도 한다


아일랜드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오스카 와일드! 명작 동화 '행복한 왕자'를 쓴 작가로 알려진 그는 이런 말을 했단다.


누구나 역사를 만들 수는 있지만 위대한 자만이 역사를 기록할 수 있다


옛날 약국의 모습, 저울이 인상적이다


기록한다는 것
기억한다는 것은
사람에게 부여된 능력이자 특권이란다

옛날 교실의 모습, 정겨운 풍경이다
옛날 우편자전거, 우체국의 모습


때론 기록이 기억을 지배하지만 제대로 된 기록은 단순히 과거를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재생산을 하도록 놔두는 장치인 것이다


간판이나 가문을 나타내는 문장을 만들고 있다. 마을의 장인이다.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이다

- 영국 낭만파 시인 바이런-


골목 골목에서 벽돌의 멋이 드러난다
일종의 곤돌라, 저 배를 타고 마을(실외박물관) 한 바퀴 돌며 유람할 수 있다


너희들이 지금은 즐겁게 뛰어놀고 신기한 것을 구경한 곳으로 기억하겠다.

하지만 이 박물관은 땀 흘리던 어부의 눈물이 전시되어 있고 제방을 쌓고 간척하며 터전을 일구던 그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묻혀있는 곳이란다.


어촌이라 집집마다 통발을 관리한다


헤링본은 북유럽에서 태어난 패턴이다. 북해에서 잘 잡히는 청어의 뼈를 형상화한 것이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디자인은 생활 속에서 연유된 것이라 더 의미가 있다.

이 나라에서는 청어를 하링(Haring)이라 부른다

청어 이외 생선 훈제하는 곳



엔크하위즌(Enkhuizen)은 예로부터 하링(청어 절임)으로 유명한 항구도시였다. 이 곳에서 청어 절임을 잘 만들어 시장에 내다 팔았었지. 하링은 어부들이 바다에서 잡은 청어를 잘 보관하려는 여러 가지 노력 중에 태어난 네덜란드의 전통음식이다.

가끔 우리나라 과메기가 생각나면 하링을 먹고는 했지. 하링은 부드럽다면 과메기는 꼬득거리는 맛이 있는 것이니까

청어나 연어, 고등어 등의 생선을 훈제하는 과정


지금은 너무나 일상적인 음식들이지만 그 음식들이 생겨나기까지는 삶의 애환과 시행착오가 녹아있는 살아있는 과거란다.


병어를 말리고 있다
엔크하위즌 인근 어촌 마을 이정표, 여기를 찾아가며 아이들이 활동지에 스탬프를 찍는다
박물관 안내지 및 아이들 활동지


삶이 문화가 되고 문화가 예술이 된 것이다.
그러나 그 예술도 일상에서 무심하게 대하면 타성으로 변하기도 하고 매너리즘에 허덕이게 된다.


빨래가 널려 있는 마을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풍경
네덜란드 전통의상을 직접 입어보는 곳도 있다. 이 곳은 얼굴과 손을 빈 공간에 넣어 사진 찍는 코너
실내 박물관 내 카페테리아, 오른쪽 구석에 설치된 조형물의 정체는 깨진 접시와 자기들.
빗자루를 만드는 이 마을의 장인


그러기에 부드럽지만 늘 촉을 곤두세우며 새로움을 향하여 역사를 일구어가야 할 것이다.

진정한 예술인은 그 섬세함이 남다르기에 도달하는 경지란다.

너희들은 어떤 것을 취하여 너희 인생을 예술로 만들어 가야 하는지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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