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웅철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가끔 “우리나라는 망해가고 있는 게 아니라 이미 망했다”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과장 섞인 표현이지만 걱정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얼마 전 올린 <압축 소멸 사회>에 대한 글(https://brunch.co.kr/@needlepoint/21)에서도 이러한 걱정을 나타냈었는데요.
제가 태어난 1983년도에는 출생아 수가 80만 명 밑으로 내려왔지만, 그래도 합계출산율은 2 이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2023년도에는 출생아 수가 23만 명, 합계출산율은 0.72입니다.
태어나는 인구는 줄어들지만 평균수명 연장 등으로 사망하는 인구는 그보다 적으니 자연스레 노인 인구 비율은 증가하고, 65세 이상 인구는 어느덧 전체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습니다.
흔히 일본은 우리나라의 미래라고 하는데, 고령화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보다 10~20여 년 앞서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이 노동, 의료, 돌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대처하며 해법을 찾아가고 있는지를 정리한 책이 김웅철의 <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입니다.
젊은 세대와 고령의 노인들이 어떻게 어우러져 지낼 것인지, 고령층의 노동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어떠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을지 등 일본이 먼저 겪은 문제와 그에 대한 대응은 한 번쯤 읽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어 2045년도가 되면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40%에 이르러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출산율은 세계 최저인 상황에서, 노인빈곤율은 OECD 최고 수준에 고령화에 대비한 사회적 인프라나 문화적 준비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사례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또 그럴 수도 없겠지만, 그들의 시행착오와 성공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