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아침묵상
내가 이 모든 것을 지혜로 시험하며 스스로 이르기를 내가 지혜자가 되리라 하였으나 지혜가 나를 멀리하였도다 무릇 된 것이 멀고 깊고 깊도다 누가 능히 통달하랴 내가 돌이켜 전심으로 지혜와 명철을 살피고 궁구하여 악한 것이 어리석은 것이요 어리석은 것이 미친 것인줄을 알고자 하였더니 내가 깨달은즉 마음이 올무와 그물 같고 손이 포승 같은 여인은 사망보다 독한 자라 하나님을 기뻐하는 자는 저를 피하려니와 죄인은 저에게 잡히리로다 전도자가 가로되 내가 낱낱이 살펴 그 이치를 궁구하여 이것을 깨달았노라 내 마음에 찾아도 아직 얻지 못한 것이 이것이라 일천 남자 중에서 하나를 얻었거니와 일천 여인 중에서는 하나도 얻지 못하였느니라 나의 깨달은 것이 이것이라 곧 하나님이 사람을 정직하게 지으셨으나 사람은 많은 꾀를 낸 것이니라
전도서 7:23-29 KRV
전도서 7장의 후반부입니다. 코헬렛은 스스로를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다고 여겼으나 지혜가 저 멀리 도망가버렸다고 이야기 합니다. 잠언과 전도서의 지혜란 세상의 지식이나 식견과는 달리 사람의 수행으로 쌓아올리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간구하여 허락받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지혜란 창조 이전부터 있었던 것이며(잠언 8장), 말씀으로 풀어 설명할 수 있는 권능이므로 로고스 또는 그 일부이고, 로고스는 곧 하나님이십니다(요한복음 1장 1절). 그리고 천지를 창조하신 원리입니다(잠언 8장). 초월자 하나님께서 곧 지혜이며, 지혜란 하나님의 일부이자 권능입니다. 한낱 인간이 완전히 지혜를 손에 쥘 수 있을리가요.
코헬렛 역시 이를 시험하여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돌이켜 전심으로 지혜와 명철을 살폈다고 합니다. 코헬렛은 악한 것이 어리석은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이는 잠언의 지혜론과 동일합니다. 잠언에서 솔로몬은 기억도 안 날 만큼 자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지혜는 악으로부터 구분되게 하는 것. 어리석은 이의 말로는 사망의 음부이나 지혜로운 자의 길은 생명의 길에 닿아 있다."
하나님의 권능인 지혜를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간구하여 허락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므로 다시 논의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종의 공리죠. 반면 솔로몬과 코헬렛은 입을 모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혜의 가장 핵심된 기능은 악으로부터 구분되게 하는 것."
코헬렛은 전도서를 작성한 이유가 헛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함이라고 수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일그러진 세상을 곧게 펼 수 있는 단 한 가지의 열쇠가 지혜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세상 사람 모두가 지혜롭다면 세상에서 악이 박멸될 것이며, 그러면 더이상 세상이 헛되지 않겠죠. 이제 코헬렛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는 현자였고, 실리주의적인 면모와 이상주의적인 면모를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경전의 파급력을 높이기 위해 솔로몬을 사칭한 것이 실용주의적인 면모입니다. 오래 전 왕의 명예를 빼앗아 자기의 명예로써 활용했습니다. 분명히 거짓말은 악한 행동인데 이를 알면서도 행합니다. 어찌 보면 마키아벨리즘에 가깝다고도 볼 수 있지요. 반면 세상에 지혜를 설파하면 헛된 세상이 바로잡아질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이상주의적인 면모입니다. 뜻은 알겠지만 그게 세상에서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제가 너무 염세적인가요?
여하튼 코헬렛은 평생에 걸쳐 저런 고민을 해 왔고, 어그러진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지혜를 퍼뜨려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라 전도서를 작성했습니다. 코헬렛이 생각하는 지혜론은 잠언의 지혜를 계승하지만 악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핵심 기능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헛되고도 허무한 세상에서, 허무주의나 공 사상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도달하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해야만 지혜가 허락되니까요. 이제 코헬렛의 생각을 따라잡았습니다.
이제 전도서의 구조가 파악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말씀의 후반부는 지혜의 각론입니다.
전도서는 사람들에게 지혜를 심어 주기 위해 작성된 책이고, 이런 저술 의도는 앞부분에서 여러번 설명된 바 있습니다. 뒷 장의 내용들도 예측이 갑니다. 분명히 세상이 헛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지혜를 숭상하고, 그 각론을 소개하는 구조가 반복될 것입니다. 이 예측이 맞을지는 앞으로 묵상을 이어나가며 판단해 보겠습니다.
하나님, 코헬렛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잘못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지혜는 거룩한 행실을 피워냅니다. 제게 지혜를 허락하사 헛되고 굽어진 세상 속에서 약간이나마 올곧고 선하게 거동하는 교회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단속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지혜를 세상에 퍼뜨리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시어 제 영향력을 하나님의 뜻대로 선하게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