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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병현 Oct 24. 2019

사골 육수가 섞인 면수를 마시고 싶다

2015.10.24. @ Facebook

2015년 10월 24일에 페이스북에 적었던 글입니다.



사골 육수가 섞인 면수를 마시고 싶다.


작년, 신림동에서 고시공부 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역삼에 있는 학원까지 통학하기 위해 고시촌 쪽이 아니라 역 근처에 방을 구했다.


바로 아래층엔 술집이고, 옆 건물은 대놓고 화려하게 입간판 세워두고 영업하는 키스방이었다. 좌우로 즐비한 선술집, 밤 늦게 꺼질 줄 모르는 눈부신 모텔 led 간판들..


한 마디로 개판이었다.  


많은 일이 있었다.


식사중에 주인 아주머니가 주방에 오셔서, 내 옆 방 사람이 몇주째 연락도 안 되고 인기척이 없으니 같이 좀 가 달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옆방에서 나는 악취에 불만이 있어왔기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말로만 듣던 그거구나. 오늘 시체를 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


"아주머니 열쇠 가져와 주세요. 이거만 먹고 같이 가요."


그 와중에도 밥은 끝까지 다 먹었다. 고시원에서 무료로 제공해 주는 라면사리에, 오래된 반찬통에 들어있는 정체모를 스프를 한 숟갈 넣고 끓인 라면. 찝찔한 맛 밖에 느낄 수 없는 음식이지만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고시생이었기에.


이어지는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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