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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병현 Mar 17. 2020

삶의 무게로 보는 인생의 속도

인생이 드라이브라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 분수와 수준에 맞는 고민을 하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바꿔 말하자면 고민의 무게로부터 자신의 분수와 수준을 유추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제 접촉사고가 났다. 아직 한 달도 안 된 새 찬데. 내 차 뒷범퍼가 반파되는 꿈까지 꿨다. 여튼 그래서 지금 내 신경은 온통 자동차에 쏠려 있었다. 그래서일까? 문득 역경으로 가득 찬 인생이라는 레이스를 드라이브에 빗대어 보고 싶어졌다.


  달리는 자동차는 공기의 저항을 받는다. 공기 저항으로 인해 앞으로 달리는 자동차는 뒤로 밀어내는 힘을 받게 되는데, 이 힘을 항력이라고 한다. 항력의 크기는 속력의 제곱에 비례한다. 즉, 2배 빨리 달리려면 4배 큰 항력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엔진이 낼 수 있는 힘에는 한계가 있다. 어느 정도 이상 빨라진 자동차는 어마어마한 공기 저항을 받기 때문에 엔진의 힘으로도 항력을 이겨낼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 지점이 자동차가 낼 수 있는 한계 속력이며, 보통 계기판에 기재된 가장 큰 숫자다.


  인생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더 빨리 달리려면 더 큰 저항을 마주해야 한다. 흔히들 말하는 인생의 무게. 사람이 가진 에너지도 자동차의 엔진과 마찬가지로 한계가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내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상한선이라는게 존재한다는 뜻이다.


  삶이 지나치게 무겁고 고달프다면 자기 분수에 비해 너무 빠르게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스스로가 견딜 수 있는 한계라는 것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조금 내려놓고 여유를 챙기거나, 자신의 역량을 강화한 다음 다시 도전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삶의 무게가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면 내가 발전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거나, 주변 환경이 내 수준에 점점 맞아간다는 뜻일 것이다. 혹은 내 역량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바람에 이 정도 역경은 시련으로 느껴지지조차 않거나.


  적당히 견딜만한 무게를 매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면 삶의 속도와 주변 환경이 적절히 균형이 잡힌 상태일 것이다. 지나친 욕심도 부리지 않고, 큰 불행도 없는. 무난하게 행복한 삶의 영역이다.  

  삶의 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면 내 수준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드라이브와 인생이 다른 점이 있다면, 드라이브는 정지하면 멈춘 것이지만 삶의 노력이 정지하면 인생은 퇴보한다. 타인과 비교해 퇴보한다는 것이 아니다. 타인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며 화려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언정 스스로가 느끼는 압박이 적다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녹이 슬어 가는 중이라는 뜻이다.


  인생의 경쟁 상대는 최선의 나 자신과 최악의 나 자신이다. 최선의 나를 따라잡으려 노력하며, 최악의 나에게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달리는 레이스.


  사람은 분수에 맞는 고민을 하며 살아가야 한다. 너무 필사적으로 최선의 나를 따라잡으려 노력하면 삶이 힘들어진다. 적당히 내려놓되, 최악의 나에게 따라잡히지 않도록 적당히 욕심을 부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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