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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병현 Apr 01. 2020

IQ 상위 0.07% 고지능자를 위한 단체

코딩하는 공익

  위 글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ISI Society (IQ > 151, std 16 / IQ>148, std 15)


  ISI Society는 가입 커트라인이 std 16으로 환산된 IQ 151이다. 151이라서 ISI다. 정말이다. std 15로 환산하면 148 이상이다. 이 곳에 가입 신청서를 보낸 가장 큰 이유는 가입비가 무료라서다.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이메일 응대도 친절하고 빠르다. 홈페이지 디자인이 안 예쁜 것만 빼면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 가입 신청은 홈페이지에 적힌 이메일로 보내면 된다.


  

ISI의 신속한 답장

  하나 또 의도치 않게 마음에 드는 점이 있는데, ISI 운영진이 사는 곳과 대한민국은 적당한 시차가 있다는 점이다. 퇴근 후에 이메일을 보내 놓으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답장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오래 기다렸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않고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가입을 위해 이런저런 연락과 서류를 주고 받았는데 이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IQ 검사 결과를 스캔해 홈페이지에 기재된 이메일로 전송한다.

    2. 사진이 나온 신분증을 스캔해 전송한다. 이때 주민등록번호는 가린다.

    3. 신분증까지 확인이 되면 즉시 ISI 멤버로 가입이 완료되며, 포럼으로 초대 메시지가 날아온다. 이와 함께 Certificate가 이메일로 날아온다.


ISI Certificate

  Certificate는 디자인이 몹시 촌스럽다. IQ가 상위 0.07%라는 사실을 증명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어떤가, 이 정도면 대한민국 공익근무요원중에서는 1등일 것 같은데, 아니려나? 사회복무요원이 57,000명쯤 있으니까 0.07%를 곱하면 39.9. 대충 40등 언저리네. 겸손해야겠다.


  여튼 여기까지 절차를 마무리했다면 가입절차는 모두 끝난다. 이제 추가로, ISI 홈페이지에 올라갈 프로필 정보를 요청하는데 이 부탁은 거절해도 된다. 만약 수락한다면 아래와 같이 ISI 홈페이지에 프로필이 기재된다.


ISI 홈페이지에 기재된 프로필

  끝이다. 이제 포럼에서 게시물을 쓰거나 읽으면서 놀면 된다. 비용이 공짜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ISI는 회원 수가 400명도 안 되지만 일본 지부가 따로 있다.


  일본 지부 홈페이지는 온통 일본어라서 알아 들을 수가 없다. 여하튼, ISI의 디자인 컨셉은 고대 이집트 같은데. 컨셉은 좋은데 디자인은 영 아니다. 필자가 새로 해 주고 싶을 정도다.


  전반적으로 운영진과 멤버들의 매너가 좋은 것 같아 마음에 든다. 무료인 점은 더더욱 마음에 들고.



  CIVIQ Society (IQ > 145, std 15)

  문제적남자에 나온 정철규씨가 가입해 화제가 되었던 단체다. 이 곳은 가입비를 받는다. 평생회원권 50유로. 이걸 결제하는 호구가 될 줄이야.


화난 무지가 현명했다

  지난 글에서 꼬득여서 인터텔에 가입하게 만든 동생과의 카톡이다. 그래, 돈 주고 자존감을 구매한거다. 이렇게 정신승리라도 해야겠다. 약간의 효용성이나마 떠올릴 수 있어야 50유로를 날려버렸다는 생각이 안 들거든. 여튼 이 곳에도 이메일로 신청서를 넣었다. 본인의 IQ가 198이라 주장하는 에반겔로스 카치울리스에게 직접 답장이 왔다.


결국 돈 내라는 이야기다

  돈을 내라니 뭐, 돈을 냈다. 결제는 Paypal을 이용했다. 50유로면 수수료 포함 거의 7만원이다. 뜨끈하고 든든한 국밥이 열 두 그릇이라는 이야기다.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기대했다. 그리고 이게 모든 스트레스의 원인이었다. 결제를 하니 또다시 이메일이 날아왔다. 프로필을 요청한다.


  절차가 대충 이렇다.

    1. 이메일로 IQ테스트 결과를 보내며 가입을 신청한다

    2. 가입비를 납부한다

    3. 프로필을 전송한다

    4. 홈페이지에 프로필이 게시된다

    5. Certificate가 전송된다


  프로필을 보냈다. 다음날이 되니 답장이 왔다.


답장

  Shortly라는 단어를 보고 정말 즉시 일처리가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감감 무소식이었다. 4일째 되던 날 이메일을 보내서 물어봤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되나요?"


  답장이 왔다.


이번 주말 안에 해 주겠다는 이야기

  주말 안에 해 주겠다는 이야기. 그런데 슬슬 불안했다. 이렇게 차일피일 미루는 사람들을 한 두명 만나본 게 아니라서 말이다. 저 사람은 그리스인이니까 그리스에 대해서 좀 관심이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해 봤다.


  "야 혹시 그리스인들 시간관념 좀 느긋한 편이냐?"

  "응. 걔네랑은 기간이 중요한 업무는 직접 처리하지 말아야 함."

  "어떤데?"

  "어, 나무위키에 그리스 문화 검색해봐. 딱 그 설명대로임."

  "오키."


  나무위키에 검색을 해 봤다. 아뿔싸.

그리스인의 문화 (출처 : 나무위키)


  이 사람들은 '천천히 천천히'를 입에 달고 산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남에게 불편을 끼쳐도 사과 좀 하면 느긋하게 넘어가주기를 기대한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속이 터진다. CIVIQ에 가입 신청 메일을 보낸지 어언 2주일, 가입비를 납부한 지는 1주일이 지났는걸. 차라리 메일 확인이 느렸으면 괜찮았을텐데, '바로 해 줄게', '이번 주말에는 해줄게.'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는 게 너무 기분이 나빴다.


환불이지 뭐 그러면

  그래서 그냥 환불을 넣었다. 저 사람 붙들고 있느라 스트레스 받느니 뜨끈한 국밥 12그릇 사 먹고 말지. 애초에 본인의 IQ가 198이라 주장하는 사람이다. 이건 380억 분의 1인데, 지금까지 지구에 있었던 인구를 다 통틀어서 가장 높은 수치다. 애초에 통계적으로 성립조차 하지 않는 숫자를 떡하니 자기 IQ라 주장하는 사람인데.


  그래도 필자는 이게 통계 노이즈일지언정 편차점수 자체는 사실일 것이라 생각을 하기는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조차도 의심스럽다. 돈을 내고 서비스를 구매한 고객에게 시간약속 하나 못 지키는 사람인데, 저건 어떻게 믿어. 하긴, 저 사람의 IQ가 정말 저렇게 높다면 회원가입 절차 따위 이미 전면 자동화를 해 뒀을 것이다. 코딩 좋아하는 중학생 수준이면 할 수 있는 일이다.


  CIVIQ 가입 건은 이렇게 해프닝으로 끝났다.



  3월 한달간 필자는 아래 5개의 단체에 가입 신청을 넣었다. 커트라인 오름차순 정렬이다.


    Intertel

    Colloquy Society

    Poetic Genius Society

    CIVIQ Society

    ISI Society   


  이 중 인터텔은 굉장히 신속하고 친절한 응대를 제공했으며, 1년에 10차례 회지를 출간하고 오프라인 학회도 개최하는 등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가입한 데에 후회가 전혀 없는 단체다. Colloquy와 PGS는 가입 신청 메일을 확인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홈페이지에 이렇다할 내용 갱신 또한 없다. 죽은 단체 같다. CIVIQ는 환불엔딩을 맞았으며 ISI는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인터텔에 버금가는 친절한 응대에 감동을 받았다.


  IQ의 허와 실에 대해서는 필자 또한 잘 알고 있는데다가, 사실 저런 단체 가입에 친목 이외의 효용성은 없다는 사실을 직접 겪어서 잘 알고 있으므로 더이상 다른 단체에 가입할 생각은 없다. 예상에 비해 자존감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도 잘 모르겠고 말이다.


  그래도 멘사는 조금 관심이 있긴 하다. 인원수가 많아서 여러 모임이 잘 굴러가고 있다고 들었거든. 리그오브레전드 소모임도 있다던데, 이건 좀 관심이 간다.


  웩슬러 지능검사를 본 지 반 년이 넘었다. 당시에는 숫자 영역 점수가 다른 영역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낮게 나왔었다. '피검자가 겪고 있는 심리적 불안 상태를 나타낼 수 있다.'라는 소견이 적혀 있었는데, 복무를 하며 차곡차곡 쌓인 분노가 원인이 아닐까 싶다. 전문용어로 홧병. 올해 하반기에 한 번 다시 쳐 보고 싶다. 복무가 끝나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되찾은 상태에서 치면 더 높은 수치가 나오겠지? 아니다, 검사 한 번이면 뜨끈한 국밥이 40그릇인데 그냥 국밥이나 사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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