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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병현 Jun 19. 2019

글 쓰는 사람은 자의식이 강하대요

주말엔 역시 맥주

  "우리는 처음에 그 오빠 되게 속을 안 보여주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보여주는 모습은 되게 단순하잖아. 대체 그 속에 뭐가 있지? 하면서 고민했거든. 같이 놀기도 하고, 술도 먹고 친해진 것 같은데도 잘 모르겠는거에요. 그런데 독서실 같이 다니면서 알게 되었지. 그 오빠는 보이는 그대로 솔직한 사람이란 걸."

  "걔가 좀 표리동동한 사람이지."

  "맞어."


  짠.


  잔을 가볍게 부딛힌다. 노란 맥주가 목을 건드리며 지나가는 것이 따끔따끔 시원하다. 이렇게 세 명이서 술을 먹어 보기는 또 처음이었다. 원래는 술을 먹을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됐어. 그래서 지금 우울해."


  카페에 모두 모여 수다를 떨고 있었다. 최근 나에게 있었던 일이 화젯거리가 되었다. 영화 시나리오로 써도 될 기승전결 완벽한 스토리다. 다들 궁금해 하기에 썰을 풀었다. 이야기가 끝날 무렵이 되니 분위기가 괜히 숙연해졌다. 괜히 이야기했나 싶었지만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하루종일 방에 틀어박혀 책이나 읽으려 했는데, 역시 친구들 만나러 나오기를 잘 했다.


  "그래, 우리 술이나 먹을까?"

  "너무 좋지."


  한 녀석이 어깨에 손을 올리며 이야기했다. 이 친구가 나를 위로할 때 자주 하는 말이다. 일종의 '힘들면 함께해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 말 한 마디에 스트레스가 상당히 녹아 기분이 약간 좋아졌다.


  "병현이 오늘 술 먹는다는데?"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친구는 이 이야기를 약간 다른 방향으로 들었다.


  "오빠 오늘 술 먹는다면서요? 같이 먹어 줄게요."

  "뭐라고?"


  이야기가 두 다리를 건너며 내가 오늘 술을 먹는 것이 기정사실이 되어버렸다. 어차피 집에 일찍 들어가봐야 설거지나 하고 책을 읽다 잠들 것이 뻔했으므로 자리를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남들은 저녁식사를 시작할 시간이었다. 우리 셋은 술과 안주로 끼니를 채우기로 했다. 다른 친구들은 볼 일을 보고 합류할 것이다.


이어지는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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