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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병현 Jul 09. 2019

주머니 속의 송곳

낭중지추

  낭중지추.


  주머니(낭, 囊)

  속(중, 中)

  의(지, 之)

  송곳(추, 錐)


  주머니 속에 뾰족한 송곳을 넣으면,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 두어도 송곳이 주머니를 뚫고 튀어나와버릴 것이다. 아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은 저절로 남들의 눈에 띄게 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그런데 사실 낭중지추라는 말의 핵심은 튀어나온 송곳이 아니라 주머니가 터져버린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요즘 능력 출중한 사람이야 워낙 많으니까.


  송곳이나 날붙이는 구멍을 뚫거나 무언가를 자르는 데 있어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대체하기가 쉽지 않다. 약한 재질의 주머니에도 상처를 입히지 않을 물건으로는 송곳처럼 작은 구멍을 내거나, 칼날처럼 무언가를 자르는 일을 수행하기 힘들다.


  송곳을 품을 역량이 안 되는 주머니는 볼품없이 터져버린다. 송곳만 빠져나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머니 안에 있던 온갖 다른 잡동사니들도 와르르 쏟아져 버릴 것이다. 뾰족한 송곳이나 날카로운 칼날을 품으려면 주머니 스스로도 튼튼해져야할 필요가 있다.


  뛰어난 인재를 품으려면 조직 또한 그에 걸맞게 강해져야 한다.


  스타트업은 소수의 능력자들이 핵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대개 그런 인재들은 가만히 내버려둬도 빠르게 성장한다. 점점 더 날카롭고 뾰족한 송곳으로 연마되는 것이다.


  강하고 튼튼한 팀이 되자. 한 번 들어온 능력 있는 인재들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송곳과도 같은 능력자들이 영원히 머물고 싶은 그런 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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