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라는 세계>를 읽고
어제 저는 희한한 꿈을 꾸었습니다.
바로 초등학생의 내가 꿈의 화자로 등장하는 꿈이었죠.
작은 몸둥이와 새하얀 피부를 가진 저는
꿈 속에서 또한 그때 내가 기억하는 내 모습 그대로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밤 저의 꿈은 제 모습을 제외하면 온통 자연스럽지 못한 장면의 연속이었어요.
초등학교 시절 나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어떤 여자아이와
손을 꼬-옥 붙잡고는 놀이터로 향해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현실의 과거에서는 분명 걔와는 철천지원수였는데...
꿈에서는 서로에게 너무나도 다정한 절친이 되어있더라구요.
나보다는 키가 컸고 피부가 더 갈색이었던 그 아이,
지금은 어디에서 뭘해먹고 살고 있을까요?
울그락불그락하는 성격이었는데, 지금은 조금 차분해졌을까요?
아니면 여전히 불 같은 성격으로 살기 힘든 세상을 살아내고 있을까요?
문득 그 아이의 앳된 얼굴이 생각납니다.
'어린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
<어린이라는 세계>
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읽는 내내
(결혼은 했지만 아이는 아직 없으므로) 본인의 어린시절이 떠올랐네요.
책 뒷면에 담긴 삽화작가의 평을 보니
이 책을 통해 과거를 추억하는 사람은 저 뿐만이 아닌 듯 싶습니다.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라 단 몇 시간만에 책을 뚝딱했습니다.
작가의 글을 읽으며 저는,
마음이 흐뭇해져 잠시 허공에 시선을 두고 기분 좋은 한 숨을 짧게 쉬곤 했습니다.
물론 나의 초딩시절이 온통 핑크빛은 아니지만
(잠시 왕따를 당한 적도 있었고, 소심한 탓에 친구들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기도 했습니다)
원래 추억이란 것이 그런거 아니겠어요?
시간이 지나면 좋은 것만 떠오르는.
아마 나쁜 기억들은 그 무게가 가볍지 못해 찰나의 순간에는 떠오르지 못하나봅니다.
왜, 좋은 것들은 단숨에 나의 온 감각으로, 온 생각으로 느낄 수 있잖아요.
좋은지 아닌지를 판단하는데에는 순간의 시간만이 필요한 법입니다.
여튼,
이 책은 아이들의 순수한 생각과 발상을 경험한 어른이 쓴 이야기입니다.
'7살'이상의 아이들과 함께 독서방을 운영하는 작가는 원래부터 어린이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저도 차라리 아가보다는 어린이가 좋아요.
이유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인데, 아마 작가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에게 무엇을 배우는 일,
저는 이것이 오늘이 제일 젊은 우리,
매일 나이가 들어가는 우리가 살면서 놓치지 않아야 할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월든>의 작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사람은 그의 저서 <월든>에서 이렇게 말했죠.
똑똑해지려면 항상 자기의 무지를 인정해야 하는데
매일 아는것 만을 말하며 사는 우리가 어떻게 똑똑해질 수 있겠느냐고 말예요.
이런 관점에서 저는 우리 주변에서 명랑하게
뛰어다니고 꺄르르대고 궁금해하는 어린이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이 책에 담긴 '농구공' 이야기 처럼 말예요.
농구공 이야기의 주인공 어린이 덕분에 저도 그동안 두려워하던 어떤 것을 극복해낼 수 있었답니다.
이 글을 통해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나의 어린시절로 시간여행을 하고 싶은 그대,
-소소한 미소가 필요한 그대,
-어린이와 함께 사는 그대,
-엄마인 그대,
-아빠인 그대,
-어린이인 그대
모두모두 추천 할게요.
누가 읽어도 흐뭇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책,
지금까지
<어린이라는 세계>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