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살아간다>를 읽고
'찰박 찰박'
물이 가득 든 컵을 여기에서 저기로, 옮겨본 적이 있으신가요?
살짝 살짝 걸음을 떼며, 물을 흘리지 않으려 노심초사.
혼자 생각에는 진짜 천천히 조금씩 움직였다고 생각했는데 눈앞에서 찰랑이는 물결은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세차게 넘실대고만 있습니다.
컵에 물이 얼마나 차 있든, 어찌 됐 건 간에 좀 더 스무-뜨하고 여유있는 걸음을 옮기고 싶지만 운반과정은 생각만큼 매끄럽지 못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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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겨우 컵 하나도 마음처럼 휘두르지 못할 때 우리는 이런 후회를 합니다.
'아주 조금이라도, 물이 흔들거릴 수 있는 빈틈을 남겨놓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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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인간들은 마치 '물이 가득 담긴 컵'과 다름없이 욕심을, 힘겨움을, 상처를 마음 끝까지 채워넣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분주하게 살아가는 걸까요? 뭐든 꽉 차면 터지기 마련, 흘리기 마련인걸 알면서도 말이예요. 눈에 보이지 않은 마음이라고 해서 다를 바가 있을까요?
내 입에서 나온 '건들면 터진다'라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님을, 그 말은 '진짜'임을 알고있습니다.
맞아요. 저는 매일 아침 '진짜 누가 건들기만 해봐라. 들이 받는다.'라는 화를 품고 눈을 뜹니다.
결코 좋은 하루의 시작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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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떻게 해야 내 마음 속 찰박거리는 분노를 가라 앉힐 수 있으며 나아가 고요하고 잔잔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입니다.
바로 당장 걸음을 멈춰서는 것입니다.
오늘 제가 소개드릴 책은 우리가 비로소 멈추고 치유를 시작할 때 읽으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즈 마빈의 책 <나무처럼 살아간다>입니다.
이런 저런 책을 내며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리즈 마빈은 일상 속에서 나무를 보며 힘을 얻었고 계속 살아갈 용기를 얻었기에 기꺼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런던 출신이니 아마 그는 이곳 저곳에 굳건히 서 있는 멋지고 아름다운 나무들을 다양하게 접하며 마음을 채웠을거라 예상이 되네요! 영국은 가보지 못했지만, 그곳이 정원의 나라라고 불리기도 하니까요 ☺
나무 일러스트와 독특한 제본이 이색적인 이 책은 아마 손에 쥐자 마자 '이건 소장각'이라는 마음이 단번에 드실거예요. 진짜 진짜 예쁘고 건강하고 푸르른 책입니다. 나무의 이야기를 담아서 그런지 '싱그럽다'는 생각이 들기까지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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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무엇을 던져주든 받아들이면서 예상치 못한 일에 적응(p55)"하는 나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어느샌가 내 마음 속 상처는 너무나 하잘것 없는 어떤 것으로 축소되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찡해지더니 이윽고 눈물까지 눈커플에 맺히게 되는. <나무처럼 살아간다>는 그런 책입니다.
아무런 강요와 강제 없이 오로지 책을 읽고 그림을 지긋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내면의 에너지를 급속도로 충전시켜주는 아주 좋은 책이요.
"성공에 이르는 길은 한 갈래가 아니어서 모두가 같은 길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바니안 나무부터
"무언가 계속 신경 쓰이지만 바꿀 수 없는 상황에 있다면, 그것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찾는 것이 무턱대고 걱정만 하는 것보다 훨씬 생산적"이라고 말하는 세브 블뢰,
"도시 계획자들이 아스팔트로 뿌리를 덮어버리는 무례함에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여유까지 갖춘" 런던 버즘나무, "나의 주변을 돌보는 일이 곧 나를 돌보는 일"이라는 버드나무까지.
짧게는 80년부터 길게는 몇 15억년 이상을 살아가면서 이미 세상을 초월한지 오래인 이 나무들은 우리에게 받아들이며 사는 삶, 현명하게 사는 삶, 효율적으로 사는 삶, 가볍게 사는 삶을 고요한 톤과 흔들림 없는 자세를 통해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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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지금 이 순간, <나무처럼 살아간다>를 두 손에 쥐고 있는 이 순간에 우리가 해야할 일은 복잡한 마음, 그대로 힘든 마음을 애써 떨치려고 하지 않고 그대로 맘 속에 품은 채로 천천히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일 뿐입니다.
그리고 나서의 답은 나무들이 사근사근 알려 줄 거예요.
나무들은 우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도, 말도 안되는 허상을 심어주지도 않을거구요.
그저 현재를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덜어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더 집중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꽉 쥐고 있던 손을 풀듯이 힘을 빼는 방법이 무엇인지 일러줄 뿐이겠지요.
저처럼, 작가 리즈 마빈 처럼 나무에게 힘 받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나무처럼 살아간다>를 추천할게요.
아마 사람보다 훨씬 나을걸요 �
*출판사 덴스토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처음부터 끝까지 신중하게 읽고 남기는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