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님
그때 신혼여행 직후에 있잖아요
시아버님이 대뜸 저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를 바꾸라며 흥분하셨을 때
지금 엄마 운전 중인데요
라는 제 대답에도 막무가내로 바꾸라고 우기셨을 때
어쩔 수 없이 고속도로 갓길에 세워두고 전화를 받은 저희 엄마에게
사기결혼이니
파혼시키자
고 말하셨을 때 있잖아요
그날 시아버님 뒤에서
맞아 맞아
사기지 사기
라고 하시며 뒤에 숨어계셨던 거 저 알고 있어요
약한 기흉이 도져 3일간 산소치료받은 게 다인데
사기결혼이라니요 파혼이라니요
후에 잠깐 연락을 다시 하고 지냈을 때
아들 탓, 남편 탓을 하는 시어머니의 태도를 보고
어리둥절했던 제 마음은 아직 그 상태 그대로입니다
소란이 겹치고 상처가 덧나 결국 당신은
아들 얼굴은커녕 소식도 듣지 못하고 계시지만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괜찮냐는 전화 한 통 없으셨던 건 너무 하셨어요
병원에서 얼마나 서운했다고요 가족이 새로 생겨 좋았었는데
아냐, 사실 그것까진 별생각 없었는데
우리 이름으로 다단계 까지는 안 하셨으면 좋았잖아요
전 솔직히 그게 아직도 다단계인지 분간이 잘 가지는 않지만
생애 내내 떨어지는 폭탄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사는 것이 일상이 된 당신의 아들 말로는
다단계가 맞다고 합니다 이럴 줄 알았다던데요
자기는 평생 이런 일만 겪으면서 살아서 잘 안다고 확신을 하던데요
어머니는 말하셨죠 다 우리 좋으라고 한 거라고
그런데 사실 그 말을 믿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계좌번호 빈칸에 시아버님 이름이 떡 하니 쓰여 있는 것을 저희는 보았거든요
모순이라는 말이지요
아들이 보고 싶으시겠지요
저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당신들 미운 마음은 더 이상 제 안에 남아있지 않지만
아들의 마음은 저와는 사정이 다릅니다
아주 많이 다릅니다
당신들 아들이 많이 다쳤다, 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