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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아란 Sep 25. 2020

코로나 시대에 밀레니얼 프리랜서가 일하는 방법

학교종이 땡땡땡 (feat. 구글 홈 AI 스피커)



작년 퇴사 후부터 이번 9월 개강 전까지 실컷 놀았다. 정말 후회 없이 놀았다. 그렇다고 놀기만 한 건 아니고, 사업자도 내고 일이 있을 때 일하는 프리랜서로써의 삶을 만끽했다.

문제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였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했는데 일이 거짓말같이 뚝 끊겼다. 할 일이 없는 하루는 게임과 넷플릭스 드라마와 기본적인 수면과 식욕으로 채워졌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엉망인 하루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이대로 살 순 없어!


회사를 다녔다면 절대 못 지내봤을 하루를 실컷 보내서 그랬을까. 우리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며, 우리의 게으름과 나태함에 반기를 들었다. 규칙적인 하루를 살기 위해 무엇을 하고 안 할지를 정하던 중, 구글 홈 AI 스피커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구글 홈 어플에서 학교종처럼 특정 시간대마다 음악과 멘트(우리가 작성함), 농담이 나오도록 설정했다. 설명이 어려운데, 오후 1시 30분이 되면 구글 AI 스피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후 일과 | 일을 안 하면 굶어 죽을 거에요.



어플에 우리가 설정한 것들



신기하게 점심을 먹고  쉬다가도  멘트를 들으면 작업실로 가서 뭐라도 했다. 인강을 보기도 하고, 개인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저녁식사를 하고 나면 아래 영상과 같이 말해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오지 않을 때에는 1-2시간씩 걷기도 했다.



운동 | 운동을 출발할 시간이에요. 운동을 안 하면...




아침에 우리를 깨워주는 AI 비서


위에 언급된 건 하루 일과 중 일부분일 뿐이다. 우리의 AI 비서는 아침에 우리를 깨우는 것부터 시작해서 학교종처럼 특정 시간대마다 우리에게 해야 할 일을 알려줬다.

- 아침 기상: 구글 홈과 연동된 안방의 필립스 Hue 조명의 밝기 100%, 오늘의 날씨를 알려줌.
- 아침 설거지 안내
- 오전 작업 종용
- 점심 준비 안내
- 점심 설거지 안내
- 오후 작업 종용
- 저녁 준비 안내
- 저녁 설거지 안내
- 운동 출발 안내
- 잘 준비 안내


효과는 꽤 있었다. 특히 아침에 기상하는 시간이 이전에는 일정하지도 않고, 점심시간이 다되어서야 침대에서 어기적어기적 기어 나와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도 했었는데, 그런 일이 확실히 없어졌고, AI가 깨우는 시간에 항상 일어났다. 그 이후 AI의 안내에 따라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하고 오후 일과를 시작했다. 어딘가에 출근하지 않는 프리랜서는 이렇게까지 해야 규칙적인 일상을 살 수 있었다.


사람이 늘어지면 한 없이 늘어질 수 있다는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하려 했다는 점은 확실히 밀레니얼, 그리고 그 이후 세대의 특징인 것 같다. 그저 우리 입장에선  AI비서를 그냥 집에 들였을 뿐이긴 하지만.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영화에서나 봤던 AI비서는 이제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AI 비서의 안내를 착실히 따랐더니 이런 서비스도 만들어보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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