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어떻게 하고 싶은건데
또 누군가의 추천으로 시작한 책. 독서모임에서 누군가 이 책을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선택한 책이었다. 결론부터 말 하자면, 통통튄다. 통통 튀어서 자꾸 어디론가 가버린다.
도시 곳곳에 의미불명의 사람의 형체를 한 말뚝들이 등장한다. 그것들이 등장하면서 국가 비상 사태가 선포되기도 하고 계엄령이 선포되기도 한다. 이 와중에 주인공은 납치되기도 하고 1호 말뚝에게 선택 받기도 하고 대학 선배의 압박에 여러 일들에 휘말리기도 한다.
그런데, 그래서....뭐....?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이런 장치는 왜 넣었으며 이 소재는 왜 필요한거지? 결말에서 하고 싶은 얘기는 느낌상 알겠는데 거기까지 가기 위해 필요한 장치들이 맞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평은 많이 받았더라. 온갖 소설가들에게 받았던데, 내가 볼 땐 다들 말뚝들의 눈물에서 뭔가 시사점을 찾아내려 안간힘을 쓴 느낌이었다. 뭔가 의미가 있을거야. 그렇지 않으면 이게 한겨레 문학상 1등일리가 없어. 고료가 5000만원이래잖아. 라는 느낌.
근데 정작 작가는 정말 말뚝들의 눈물을 통해 하고자 하는 얘기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홍학의 자리처럼, 독자가 그 의미를 억지로 짜고 짜내서 "이런걸꺼야....이러지 않으면 안 돼..."라고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 무슨 가치가 있는가.
중간에 납치도, 불륜 사건도, 선배의 압박도, 차장과의 술자리도, 심지어 핵심 소재인 말뚝까지도.
개연성이 부족하다. 왜 이게 등장했는지, 독자가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아도 술술 읽혀야 대중소설이고 그게 OO문학상을 받을만 한 소설 아닌가?
서평 중에 "재밌다" "한숨에 다 읽혔다" 이런 말들이 있는데,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으면서도 납득해주기 싫다.
이 책과 병렬로 면도날을 읽었다. 고전과 비교하면 당연히 어렵겠지만,
주인공들은 꼭 비속어를 써야 하는가? 그게 유머 포인트인가?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재밌나? 옴니버스도 아닌 게 개연성은 떨어지고 그 과정도 도파민이 터지기보다 그냥 하나하나의 에피소드 같은 느낌인데 이게 이렇게 짧은 소설 속에서 필요한 구성인가?
쉬워서, 정말 그 유머가 재밌어서
라기 보다는 뭐라도 장점을 찾아야 하는데 공감하기 쉽지 않은 소재로 통통통 튀어서 사방으로 퍼져버린 결과물에 대해 뭐라도 써야 한다면, 나도 그렇게 쓸 것 같다.
"대전 가는 KTX에서 한 번에 전부 읽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