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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동규 Aug 02. 2022

프리 파이어 (2016)


1.

오늘의 영화는 프리파이어. 손꼽히게 좋아하는 배우인 킬리언 머피와 노아 테일러가 같이 나오길래 봤다. 또 유명한 배우로는 브리 라슨 역으로 유명한 캡틴 마블이 있고, 잭 레이너 등이 나온다. 싱 스트리트에서 주인공 형 걔. 별점을 보면 알겠지만 좋게 봤다곤 못하겠다. 어지간하면 좋은 이야기만 하고 살고 싶지만, 사람은 싫어하는 것을 이야기할때 유머러스하고 크리에이티브해진다. 좋음을 이야기할땐 그냥 이야기해도 되지만, 싫음을 이야기할땐 유머로 희석해서 표현해야 상처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내 따스한 마음씨가 유머와 결합해서 우아한 리뷰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든다. 그럼 이 쓰레기같은 영화를 이야기해보자.


2.

굳이 주인공을 이야기하자면 킬리언 머피와 브리 라슨이지만, 영화가 시작되면 샘 라일리가 연기한 스티보를 비춰준다. 이 새끼가 모든 사건의 원흉이자 트리거 같은 존재다. 대충 어디에서 쳐맞고 왔다는 얘기 같아 보인다. 스티보와 크리스(킬리언 머피), 저스틴(브리 라슨) 등의 일행은 총을 거래하기로 한다. 사실 그 총으로 뭘 하기로 했는지는 기억도 안난다. 영화 제목이 프리 파이어잖아. 자유롭게 쏘겠지 뭐. 주인공들은 신나게 총을 쏴도 아무도 못 듣는 폐공장으로 향한다.


3.

총 거래 도와주러 온 스티보가 이상하게 자꾸 몸을 숨긴다. 알고봤더니 첫 등장때 누구한테 쳐맞고 왔다던 그 누구가 상대방 쪽에 있었다(싱 스트리트에 주인공 형 걔). 더 쳐맞기 싫은 스티보는 계속해서 몸을 사리고, 킬리언 머피는 눈치도 없이 자꾸 총을 하나하나 확인한다고 한다. 사실 중고 거래에서 물건을 꼼꼼히 확인하는건 당연한 행동인데, 가끔 그걸 진상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밥솥 거래하는데 쌀 들고와서 밥 지었다는 사람도 있는데 뭐 이정도 쯤이야.


4.

결국 스티보와 싱 스트리트 주인공 형 걔가 마주치고, 영화가 시작되고 첫 사건이 시작된다. 안그래도 총 거래하느라 예민한데 서로 소리치고 욕하고 난리가 난다. 스티보는 쳐맞기만 하면서도 주둥이는 살아서 계속 입을 놀린다. 원래 작은 개가 성질이 더 더럽다더니. 스티보가 자기 여동생의 머리를 병으로 내리쳤다는 충격 고백을 하는 싱스트리트 걔. 아무리 같은 편이라지만 진짜 상종 못할 짓을 한 스티보에게 전원 충격을 받는다. 총 드는게 아무리 무거워도 저정도의 쓰레기까지 동원할건 없지 않은가. 알바몬이나 숨고 같은데서 구하는게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5.

스티보는 결국 순조로운 총기 거래를 위해서 사과를 한다. 그리고 이어서 저승행 티켓을 얼리버드로 끊어버리는데, 아무리 사람 좋은 얼굴의 싱스트리트 걔도 이제는 더이상 못 참는다는 표정이다. 당연하다. 이정도 빡침에는 못참는 사람을 욕할게 아니라 참는 사람을 싸이코패스로 의심해봐야 한다. 


6.

결국 영화가 시작되고 첫 파이어가 벌어지고, 이게 영화가 시작되고 20분만에 벌어지는 일이다. 그럼 나머지 1시간 10분동안 뭐하냐고? 그냥 주구장창 총질이다. 총쏘는 장면과 총쏘는 장면과 총쏘는 장면이 1시간을 끌고 간다. 미친놈들이다. 뭔 총을 저렇게 쏘냐. 라이언 일병 구하기도 저것보단 덜 쏘겠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확연한 갈등 구조, 대립, 좋은 공간과 수준 높은 연기력. 이제 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만 잘 매듭 지으면 되는거다.


그런데 이 새끼들은 매듭을 지을 생각이 없다. 아니 그냥 아무 생각이 없다. 전생에 총질 못해서 뒤진 새끼들이 환생해서 만든 영화도 이것보단 얌전할거다. 어느정도냐면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으로 영화를 봤는데, 다 보고 이어폰 빼니까 환청이 들릴 정도다. 탕 PTSD 걸려서 갈비탕도 못먹겠다. 누구는 뭐 캐릭터가 잘 보이는 시원한 총격전 이러던데. 시원함도 이정도까지 시원해져버리면 그게 알래스카지 프리 파이어 프리 파이어 하다보니 이건 진짜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태어난게 후회될 정도다. 대한민국은 총기가 없으니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총 쏘는 장면이 나오는 영화는 도저히 못 보겠다. 저번에 리뷰한 로프도 밧줄로 사람 죽이길래 본거다. 탕 탕 탕 진짜. 냉탕 온탕 설렁탕 탕 탕 탕 총은 무서워.


7.

결국 영화의 핵심 대사. 망할 스티보가 입만 제대로 놀렸어도 이 지경까진 안갔다. 스티보는 우리의 원수. 스티보를 죽입시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니깐 스티보보다 벤 휘틀리를 쏘는게 맞지 않을까 싶었다. 킬리언 머피가 마냥 좋은 배우는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놀란 없는 킬리언 머피는 마치 로캣배송 없는 쿠팡... 정작 노아 테일러는 뭐 나왔는지 기억도 안나는 역할이라서 속상했다. 콧수염 하나 생겼다고 사람이 저렇게 간사해 보이나. 샤인, 타임 패러독스, 바닐라 스카이에서 노아 테일러를 돌려줘. 어쨌든 왓챠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니 굳이 볼 사람은 보겠지만. 부모님의 원수가 본다고 해도 한번쯤은 말리고 싶은 영화? 하지만 역시 좋아하는 배우가 둘이나 나오니까 별점 2개는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

아 그리고 스포일러는 아닌게. 왓챠피디아에 영화 줄거리가 여기까지 써져있었다. 만약에 이거 스포일러라고 하면 너희도 줄거리에 스포한거야. 난 정당방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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