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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모임. 요즘은 시대가 그러니 대충 줌으로 모일 것. 일주일에 한번, 한시간 내외. 만약에 일찍 일어나고 싶은데 자꾸 늦잠자는 사람이 있으면 새벽 8시에 모여도 좋을 것 같다. 아 뭐 8시면 새벽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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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번이니, 자신이 만든 쓸모 없는 것을 자랑하는 시간을 가진다. 뭔가를 만들어야 하지만, 그게 업과 연계되면 안된다. 치사하잖아, 돈도 벌고 모임도 준비하고. 안된다 자기 본업이랑은 묘하게 거리가 있어야 한다. 봉준호가 모임원이라 치면 "이번주는 시나리오를 썼어요", 안된다 퇴출이다. 원래 하던거 꺼내면 반칙이다. "왓챠에 별점 0.5개도 아까운 영화 콜렉션을 만들었어요", 이건 슬쩍 넘어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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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우린 봉준호가 아니고, 사실 그렇게 빡빡한 규정 없으니깐 중요한건 뭐라도 만들자 이다. 메이크 썸띵. 꽤 오래된 좌우명인데, 그 썸띵에서 너무 효율성을 추구하지는 말자는거다. 뜨개질도 좋고 프랑스 자수도 좋고 프랑스어 배우는 것도 좋다 이거야. 웹캠에 들이대고 자랑할 수 있는거면 뭐든지 내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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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우엔 아마 산문이 아닐까 싶다. 아직도 에세이와 수필, 산문의 차이를 모르는데, 산문이 뭔가 제일 산만해보여서 마음에 든다. 그런데 꼭 이걸 모임 사람들이 다 읽어야 하고 그런건 아니다. 대신 약간의 동기부여 장치 역할은 해야 하니까, 숙제 검사 시간은 있다. 아무것도 못 한 날은 "으이구!"한 소리는 들어야 한다. 어차피 줌이니깐 커피 쏘고 그런건 없다. 하지만 2주 연속 "으이구!"가 쌓이면 조금 한심한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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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모임의 이름은 뭐라당 어떨까? 마라탕 비슷하기도 하고, 모임 이름은 역시 당 으로 끝나야지. 디제이 우리 당을 이끌어 주십시오. 아니면 셜록 홈즈 처럼 검은 머리 연맹은 어떰? 검은 머리 아니면 가입 안 받나요? 염색까지는 봐줍니다. 날때부터 노랑 머리 빨강 머리는 빨강 머리 연맹으로 가십시오. 어쨌든 연맹의 단원을 모집합니다.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으니 비슷한 모임이 있으면 거기에 날 추천 해 주시오. 열심히 할 각오는 없지만, 나름 무언가를 계속 만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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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모임이 만들어졌다고 치고. 에세이. 영화 리뷰. 이번주의 영화. 이번주의 팟캐스트. 아닌가 이건 창작물은 아니까, 보너스 코너로. 이번주에 나에게 가장 즐거움을 줬던 콘텐츠 추천 시간을 가지자. 창작물은 글쎄 요즘은 산문밖에 안쓰는데, 모임을 가지면 만화라도 그리지 않을까? 작곡을 할 수도 있겠다. 아 재밌겠다 검은 머리 연맹. 디엠 폭주하면 어쩌지 줌 4명 이상 넘어가면 좀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 시간은 토요일 새벽 9시가 좋겠지? 너무 이른가? 그치만 괜히 저녁에 하면 님들 다 술 마시러 갈거자나여. 뭐 이건 연맹 만들어지면 고민합시다. 아 로고는 뭘로 하지. 엠블럼 하나 있어야 하지 않나? 로고송은? 안무는? 홈페이지는? 큰일이다 큰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