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by 윤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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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다. 이야기가 겹치지 않는 노력은 갈수록 강도가 더해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는 종말하지 않는다. 그 핵심 요소는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문제없다. 난 우리 삶의 숫자만큼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를 만드는 세상이 아닌 이상에야, 이야기가 종말 할 리 없다. 그런 세상에선 자신의 이야기만을 해야하니깐. 언젠가 자신의 이야기가 떨어지겠지. 그렇지만 우리의 세상에는, 자신의 이야기가 떨어지면 타인의 이야기를 하면 된다. 이야기를 만드는 삶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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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25개의 글을 써놓고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한번도 골치 아픈 적이 없었다. 글은 술술 써진다. 가끔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도, 손이 자동으로 글을 쓰고 있다. 물론 대개 그런 글들은 지워지지만, 그렇다고 깊은 생각을 해서 쓴 글과 큰 차이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글 쓰는건 정말이지 너무 쉽다. 글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 영화나 일상툰 모든 삶의 기록은 너무나도 가볍다. 그냥 살고, 그걸 기록하면 된다. 물론 이 이야기의 핵심이 '그렇지만 좋은 작품을 만드는건 어렵다' 라면,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를 모두 엎어버릴 수 있겠지만. 우리가 좋은 작품을 만들건 아니잖아. 블로그에 글을 쓰는 주제에 출판을 염두할 것도 아니고. 출판을 한다고 치더라도, 그 출판물이 문학동네에 극찬을 받을걸 기대하는것도 아니잖아.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다고, 그걸 극장에 걸어야만 하는건 아니잖아. 일상툰을 그린다고, 그게 네이 버 수요웹툰 1위를 차지해야 하는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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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삶을 기록 할 수 있고, 그것의 종류는 우리의 삶의 수 만큼 있을 것이다. 그저 삶을 즐겁고 재미있게 살아가는 것 만으로, 우리는 창작이라는 불꽃의 장작을 쟁여놓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 그걸로 돈을 벌 생각은 하지 말자. 삶을 기록하는 행위 자체에서의 즐거움을 느끼면, 그것으로 되는 것이다. 돈으로 환산하는 순간, 우리의 삶의 가치는 돈이 되냐 안되냐로 등급을 따져 매겨진다. 그리고 그 돈이라는 가치는, 인기로 대입해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돈이 되는 삶, 인기 있는 삶,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삶을 살기 위해 살아가는가? 적어도 나는 그렇지 않다. 내가 사랑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살아간다. 비록 그 사랑하는 삶 안에 인기와 돈, 명예가 녹아있다고 하더라도. 마지막 말은 빼는 게 더 멋있을 것 같지만 이걸 굳이 붙이는 구구절절한 삶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걸 기록하는 삶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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