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태어났다면 어떤 가능성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의 불완전함은 다른 이들과 함께 채워가기 위함과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기 위함이다. 채워지지 않기에, 완벽하지 않기에 끊임없이 불안이 일어난다. 안정을 갈구하고, 사랑을 갈망한다. 우리는 아마 완벽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완벽함은 곧 무지개다. 눈앞에서 아른거리면서도 결코 잡을 수 없는 것이다. 손을 내뻗으면 닿을 듯하지만, 잡을 수 없기에 더 소중한 것이 된다. 완벽해진다는 것은 다른 말로 나의 한계와 타자와의 교류를 닫아버리는 것이다. 열려있어야 한다. 깨어있어야 한다. 무지개는 하늘 위에 떠 있어야 제 칠색빛을 발한다. 그래서 우리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불완전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불안은 다른 말로 가능성이다. 혹은 성장이다. 무지개를 잡아 뒷뜰 우물에 가두어논다면 무지개는 제 빛을 잃고 만다. 무언가 단정짓기에는 이르다. 하늘 위에 풀어 놓아주되 무지개를 잊지 않도록 한다. 하늘을 봐야 한다. 불안해야한다. 아직 채 닫히지 않은 경계가 우리의 숨구멍이 되도록.
불안, 분노, 증오, 비애, 절망, 고독, 사랑, 낙관, 희망, 행복, 용서, 수용 - 그 어느 하나 놓치지 않도록 한다. 골고루 들이마셔본다. 더 무너질 바닥도 없다고 믿을때 또 한번 세상이 무너지는 절망을 알아야 한다. 인생의 온전한 이유를 깨닫게 해주는 사랑 또한 경험해봐야 한다. 무지개를 채워나가라. 빨주노초파남보- 비로소 숭고한 모습을 드러내도록. 그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무지개를 하늘에 띄워보내라. 그리고 좇아라. 이 모든 경험을 거치고 나서야 당신의 삶이 시작된다.
<말장난: 태어나버린 이들을 위한 삶의 방법론> 中 "불안의 이유"
모두가 한번쯤은 마주해야 할 깊은 무의식으로 떠나는 성장형 에세이. 숨겨두었던 기억 속 어둠을 의식 밖으로 끌어내어 내면의 아이를 자유롭게 해주는 치유의 여정. 태어나버린 모든 이들을 위한 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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