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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닐슨 Jan 08. 2021

해외 여행

조각 수필 #3

삶이란 것이 [각자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한 번쯤은 거부할 수 있는 기회는 있어야 살만하지 않을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가 상식이 된 피동적인 현대 사회에서 능동적으로 사는 방법을 찾다가 여행이라는 멋진 일탈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의 첫 해외여행은 능동적이지 못했다. 

가자는 곳으로 갔고 차려준 밥을 먹었다. 자라는 곳에서 잠을 잤고 눈을 뜨라고 해서 떴다. 피동적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나의 첫 해외여행은 ‘여행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여행이 아니라 여행의 체험이었다. [여/행/체/험]. 물론 여행은 체험해 보는 것이다. 유명한 숙소 공유 회사의 광고 문구가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고 하지 않던가. 살아보는 것이 경험이고 그것이 여행이 되어야 했다. 축구경기에서 땀을 흘리며 직접 골을 넣는 것과 관람석에 앉아 선수의 골을 관람하는 것의 차이라고 하면 비유가 될까. 둘 다 엄청난 경험이겠지만 어느 쪽의 성취감이 더 클지는 자명한 일이다.


서툴렀지만 나의 해외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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