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조각 수필 8

by 닐슨

그래.

잊고 있었던 것은 그대로 두는 것이다.

기억하려 애쓰지도, 그것을 다시 살리려 애쓰지 말자.

잊었던 것들, 잊혔던 것들은 그냥 그대로 두자.

찾으려 하지도, 그것을 살리려 하지도 말자. 죽은 것이 아니었으니 살릴 수도 없을 것이다.

그냥 그곳에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더 생각하지도, 더 기억하려 하지 말자. 기억하면 기억은 뇌리에 더 깊숙이 박혀버릴 것이다.

기억은 기억으로 두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아!

아프다.

그래, 아프다.


저 깊숙한 어느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아픔이다.

침을 흘리며, 날름거리는 혀로 더럽고 추악한 것들로부터 그만 벗어나고 싶다.

나는.


기억은 기억으로, 추억은 추억으로

모든 것은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법이다.

거스르지 말자.


원래 있던 그 자리에 가만히 내버려 두자.

꺼내지 말자.


내가 아프다.


2017년 2월 어느 날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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