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호 에세이
남의 일기를 훔쳐본 기억이 있는가.
남의 일기를 훔쳐보며 짜릿했던 기억도 있겠지만 그보다 일기장 주인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한 후 좌절하거나 웃음 지어본 기억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반대로 그런 기억이 없다 해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타인의 일기를 읽어본다는 것은 내 생활과 비교하고 비춰볼 수 있는 경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저자의 일기장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일기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날짜와 날씨는 빠져있지만, 저자가 혼자 밤에 불을 켜고 책상에 앉아 그날 느꼈던 하나의 단어에 살을 붙여 글을 풀어낸 일기장 같았다.
저자는 언제부터 책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서점에서 들춰본 다른 책 저자들의 학력이 높다는 데서 조금은 절망을 하고 본인이 공부를 잘하지 못했다는 자책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책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 역시 책이 참 좋다. 그래서 요즘에는 책을 읽고 종종 서평을 쓰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서평이란 책을 홍보하거나 광고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책에 대해 좋은 이야기만 쓰는 서평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온라인상에 널려있는 대부분의 서평이 그러하지만 – 아마도 광고와 홍보를 위한 서평이 대부분이라 그럴 것으로 추측한다. 또 다른 이유라면 추천하지 않거나 좋은 책이 아닐 경우 서평이란 것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멀리 떠나지 않고 책을 읽는 것도
여행이라는 점을 알아주기 바란다. - 책 속에서
책 전체를 읽은 후 유추해보면 저자는 “흰나비”라는 독립출판사를 운영하고 있고 그 출판사의 이름으로 책을 출간한 듯싶다. 편집과 발행까지 모두 혼자 맡다 보니 몇 군데 거슬리는 부분들이 있었다. “은, 는, 이, 가”와 같은 조사를 생략했다던가 주어와 술어의 맥이 맞지 않아 어떤 문장은 여러 번 고쳐 읽고 의미를 이해해야 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남의 일기장을 몰래 읽는 느낌으로 받아들인다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내 생각과 비추어 보고 내 생각을 고치고 성장하는데 당연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수백 가지 이유 중에 남의 생각을 내 생각과 견주어 비추어 보는 것도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