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의 단상
[코스모스] 5장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를 읽다가 만약 화성에 생명이 있고 그 존재를 인간이 발견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았다.
허버트 조지 웰스가 1898년에 발표한 소설 [우주 전쟁]에는 인류보다 모든 면(지능, 기술, 무기 등)에서 월등한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하는 이야기가 쓰여있다. 인간은(정확히는 영국인) 모두 도망 다니고 숨어 지내지만 눈에 보이지도 않는 어떠한 세균 혹은 바이러스에 의해 화성인이 절멸한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이 책에서 화성인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묘사되어있다. 몸통과 머리가 하나로 되어있고 다리는 촉수처럼 생긴 모습이다. 다리가 세 개뿐인 거대한 문어를 연상하면 쉬울 것 같다.
[우주 전쟁]이 발표된 19세기 말의 영국은 산업혁명 이후 고도로 발전한 기술과 문화를 가지고 세계의 곳곳을 누비며 자신들의 식민지로 만들고 있었다. 역사는 강자, 승리자의 기록이라고 했던가. 그 당시 원주민(나는 이 단어를 썩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의 관점에서 총과 대포를 가지고 자신들의 삶을 짓밟은 영국인을 어떻게 느꼈을까. 소설에서 묘사한 무차별적인 공격과 피를 빨아 영양분을 섭취하는 화성인의 모습에서 나 역시 잔인하고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칼 세이건은 그의 역작 [코스모스]에서 “화성에 생명이 있다면 그것은 화성에 그대로 두어야 하고 화성에 맡겨두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행성에 존재하는 독립적인 생물계는 가치평가를 초월하는 귀중한 자산”이라고 덧붙여 이야기했다.
칼 세이건이 이야기한 가치평가를 초월하는 귀중한 자산까지는 내 생각의 크기가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외계 생명에 대한 나의 견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인류는 지금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우리끼리 죽고 죽이는 전쟁을 수없이 해왔고, 위에서 이야기한 영국의 식민지배 DNA는 우리 인간의 몸속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다. 그렇기에 화성에서 생명체를 찾아내고 그 역시 식민지로 삼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심과 호기심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화성에 생명이 있다면 그 생명체에게 우리는 식민지 개척 시기의 또 다른 영국인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비단 이것이 지구 밖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인간을 제외한 지구의 모든 생명들에게 또 침략자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제발 겸손해지자, 인간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