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을 사랑하는 사서교사 모임
2024년 12월 4번 남은 낭사모 모임은 책을 정하지 않고, 각자 본인이 낭독하고 싶은 텍스트를 골라서 시, 에세이, 소설, 그림책 등 장르를 망라하고 5분 내외로 낭독하고 피드백을 받아보기로 했다.
오늘은 첫 번째 시간으로 총 10명이 참석하고, 한분이 낭독하고 난 후 바로 피드백을 들어보기로 했다.
첫 번째로 낭독하신 선생님은 '참 눈치 없는 언어들'(안현진 지음)이라는 에세이에서 한 대목을 낭독해 주셨다. 차분하게 늘 몰입하게 낭독을 잘해주시는 선생님이라서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편안하게 글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 나왔던 것은 낭독할 때 어떤 책의 누가 저자인지 인지할 수 없어서 책 제목과 작가명을 포함해서 낭독했으면 하는 점과 늘 같은 톤으로만 낭독하는 게 고민이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그림책이나 다양한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텍스트를 골라서 여러 가지 목소리를 내보는 걸 훈련해 보라는 피드백을 다른 선생님들이 주셨다.
두 번째로 낭독하신 선생님은 '마음의 성형'(장영희 지음)이라는 에세이를 읽어주셨다. 선생님 특유의 밝은 목소리와 명랑한 톤이 있으셔서 고민이라고 하신 선생님도 목소리를 변형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셨다. 다양한 톤으로 같은 글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해 주셨고, 오늘은 평소보다 집중력이 떨어진 듯한 텍스트를 초 독한 듯한 느낌이었다는 피드백을 주셨다.
세 번째로 낭독하신 선생님은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한강 시집) 중에서 '괜찮아'라는 시를 낭독해 주셨다. 선생님의 따뜻한 목소리와 시의 내용에 감정이입이 잘 되어서 듣는 사람이 모두 감성적인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시의 내용처럼 아이가 어렸을 때 양육했던 시절이 생각나서 많이 공감되었다는 선생님의 이야기처럼 시는 감정을 담아서 잘 낭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네 번째로는 낭독하신 선생님은 '모래의 여자'는 문학비평 책을 낭독해 주셨다. 텍스트의 내용이 어려워서인지 낭독해 주신 내용이 머리에 잘 이해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생님의 목소리 톤이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에 적합할 것 같다는 피드백을 해주셨다. 그리고 처음에 낭독을 시작했을 때보다 1년이 지난 지금 목소리 톤도 많이 안정적이고 소프트한 느낌이 주어서 많이 성장한 것 같다는 느낌을 다수의 선생님들이 주셨다.
다섯 번째로 낭독하신 선생님은 '김미경의 리부트'(김미경 지음) 중에 한 대목을 낭독해 주셨다. 자기 개발서이기에 내용 중에서 강조할 부분을 포즈를 두거나 강조해서 낭독해 주시면 더 내용이 잘 들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목소리톤이 허스키한 부분도 있으신 선생님이라 첫 만남보다 많이 안정적이고 톤을 잡으시는데 힘들 텐데 여러 상황들을 그래도 많이 개선하신 거 같아서 좋았다는 의견들을 주셨다.
여섯 번째로 낭독하신 선생님은 '쇼펜하우어 아포리즘'(김민준 지음)이라는 책의 일부분을 낭독해 주셨다. 발음이 정확하시고, 명상류의 책들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셔서 선생님의 목소리톤과 책의 내용이 잘 어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피드백들로는 책의 의미 덩어리를 하나만 잡아서 강조하고, 발음을 할 때 입을 위, 아래로 크게 벌리는 연습을 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주셨다.
한 시간 반동안 총 여섯 명의 선생님들의 낭독을 들으면서 1년 전 우리가 함께 낭독을 시작했을 때가 떠올랐다. 감히 지금 같은 모임은 상상하지도 못했는데 1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 또 자발적 모임으로 1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면서 낭독을 통해 서로 교감할 수 있고, 또 사서고생하는 사서교사로서의 직무의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모임이라서 더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