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 관람 후기

그림책, 마법의 공간

장마가 시작되고 호우주의보가 내린 주말이었지만 제4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을 보기 위해 십여 년 만에 전주로 1박 2일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전주까지는 거리가 있어서 왕복 운전도 부담스럽기도 하고, 오래간만에 고속버스를 타고 전주로 향했다. 우등 버스여서 좌석도 나름 편하고 3시간을 달리니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미리 예약해 둔 쏘카로 전주에 왔으니 우선 뜨끈한 콩나물국밥 한 그릇을 먹고, 비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여서 로스터리 카페에 들러 핸드드립 커피로 카페인을 충전해 주고, 완주도서관으로 향했다.


올해 4번째로 열리게 된 전주국제그림책 도서전의 주빈국인 '스웨덴'의 유명작가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과 말괄량이 삐삐로 유명한 스웨덴의 그림책과 스웨덴 그림책 작가 에바 린드스트룀과 키티 크라우더의 원화를 볼 수 있었다.


스웨덴은 전쟁을 여태껏 한 번도 겪어 보지 않은 나라여서 어린이 인권과 죽음에 대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관심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어린이 인권에 관심이 많은 나라여서 이런 가치관들이 그림책에도 담겨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장난은 우리나라라면 절대 허용되지 않을 수위이기도 하고, 다양한 형태의 가정들이 그림책 속에 등장하기도 한다.


'메두사 엄마'라는 그림책으로 유명한 키티 크라우더 작가는 지금까지 50여 권의 그림책을 출간하였으며 2010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림책 작가로 키티 크라우더는 주로 연필과 색연필, 인디언 잉크 같은 단순한 재료로 경이로운 이미지의 세계를 만들어 낸다. 자유로우면서도 직관적이고도 정확한 선은 상황의 특징을 절묘하게 포착하며, 인물의 얼굴 표정과 자세와 분위기는 매우 비현실적인데도 사실적이고 직접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키티 크라우더의 책들은 자주 가족 안에서와 사회적인 갈등, 외로움과 상실, 죽음과 같은 어려운 주제를 다룬다. 그림책 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지만 회화와 설치 작업, 퍼포먼스 등으로 예술가로서의 영토를 확장하고 있으며 이번에 내한하여 서울의 알부스 갤러리에서 그림책 원화를 포함한 대규모 개인전도 열리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 명의 2022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수상한 '에바 린드스트룀' 작가는 현재까지 40여 권의 그림책을 출간하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이다. 작가의 그림은 믿을 수 없도록 투명한 수채, 얇게 칠한 구아슈, 정확하고 아름다운 연필선으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이 다다른 새로운 예술적인 경지를 보여준다. 어린이들이 가진 순수한 자기 중심성을 그림책 속에 녹여내서 삶의 빛나는 기쁨과 함께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작품의 영감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로부터 온다고 말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들, 읽는 모든 것, 보는 영화, 나무, 산, 동물, 구름들로부터 영감을 받는다고 한다.


작가들의 그림책과 원화를 보면서 그림책은 정말 복합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글과 그림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세계를 글과 그림으로 마법처럼 만들어놓은 세계인 것이다.


완산도서관 1층 전시실 외에도 필사존과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받은 작가들은 연대별로 모아 큐레이션 또한 해놓아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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