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연수 9회 차
오늘은 5월 첫날 근로자의 날이기도 하지만 학교에서 근무하는 나는 출근을 했다. 재량휴업일로 쉬는 학교들도 많았지만 퇴근 후 조금은 지친 몸을 이끌고 낭독연수 아홉 번째 수업을 위해 책상에 앉았다.
강사님이 수업에 앞서 80일간의 부어 드림이라는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제안하셨다. 내가 평소에 원했던 버킷 리스트 중에서 한 가지를 갖고 80일간 꾸준히 그 목표에 도전해 보고 그것을 음성으로 기록해 보자고 하셨다. 그래서 나중에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시켜 e-북 형태로 전자출간까지 해보자고 하셔서 갑자기 무엇에 도전하면 좋을지 생각이 많아졌다. 일단은 차근차근 버킷리스트부터 작성해 봐야겠다.
본격적인 수업으로 들어가서 발음에 대해 연습했다. 발음은 훈민정음 창제와도 관련이 있는데 훈민정음은 자연 현상을 그대로 표현한 우주 만물의 운동 법칙으로 동양철학의 근본이 되는 음양오행에 기초를 둔다고 한다. 즉 하루를 기본으로 낮과 밤이 바뀌는 음양 운동과 한 해를 주기로 계절이 바뀌는 오행 운동이 기본 원리라고 한다.
이와 같은 음양오행을 근본 사상으로 창조된 한글은 소리는 물론 글자 모양에도 음양오행 원리가 적용되어 모음에는 음양의 원리가 자음에는 오행의 원리가 내포되어 있다고 한다.
모음은 단모음과 이중모음으로 구분되는데 우선 단모음은 입술을 한번 움직여서 소리 내는 모음으로 표준어 규정에 따라 'ㅏ, ㅐ, ㅓ, ㅔ, ㅗ, ㅚ, ㅜ, ㅟ, ㅡ, ㅣ' 등 총 10개의 모음을 단모음으로 규정하고 이 중 'ㅚ, ㅟ'의 경우는 이중모음으로 발음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한다.
이중모음은 입술을 두 번 빠르게 움직여서 소리 내는 모음으로 'ㅑ, ㅒ, ㅕ, ㅖ, ㅘ, ㅙ, ㅛ, ㅝ, ㅞ, ㅠ, ㅢ '가 해당된다.
혀의 위치와 입모양에 따라 발음이 달라지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ㅚ, ㅟ'는 발음하기가 힘들기도 했다. '우'라는 모음을 조금 길게 소리 내면 발성의 기초가 되고 여기에 '우~~~'하면서 호흡이 다 할 때까지 소리를 유지하는 훈련을 하면 호흡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공명강 훈련에도 '우~~~'가 도움이 된다고 하니 오늘부터 호흡을 위해서도 발음 연습을 좀 더 해야 할 것 같다.
본격적인 수업에서 릴레이로 낭독해 본 글은 수필이었다. 수필이란 글쓴이의 생각이 담긴 글로 무형식 산문, 개성의 문학, 체험의 문학, 일상이야기, 편지, 기행, 관찰, 일기, 비평, 망상 등 사색적인 글을 비롯해서 가벼운 수필과 딱딱한 수필 등을 포함한다.
함께 낭독해 본 글은 피천득의 '수필' 그리고 '종달새'라는 작품이었다. 두 가지 버전으로 처음에는 나에게 독백하듯이 오글거리지만 감정을 넣어서 낭독해 보고, 두 번째로는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듯이 편안하게 그리고 글의 문맥에 맞게 이미지를 그려가며 단어에 이미지를 넣어서 낭독해 보았다.
아래는 함께 낭독했던 글이다.
수필은 청춘의 글이 아니요, 중년 고개를 넘어선 사람의 글이며 정열이나 심오한 지성을 내포한 문학이 아니요, 그저 수필가가 쓴 단순한 글이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 있다. 수필의 색깔은 황홀 찬란하지 아니하며 검거나 희지 않고 퇴락하여 추하지 않다. 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아니하고, 속박을 벗어나고서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
마음의 산책이다 부분에서는 산책하는 기분으로 밝게 향취와 여운에서는 조금 감정을 실어서 낭독하는 게 포인트였다.
두 번째로 피천득의 '종달새' 중에서 내가 낭독했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종달새는 갇혀 있다 하더라도 그렇지 않다. 종달새는 푸른 숲, 파란 하늘, 여름 보리를 기억하고 있다. 아침 햇살이 조롱에 비치면 문득 날려다가 날개를 파닥거리며 쓰러지기도 한다. 설사 새장 속에서 태어나 아름다운 들을 모르는 종다리라 하더라도 그의 핏속에는 선조 대대의 자유를 희구하는 정신과 위로 위로 지향하는 강한 본능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조롱 속의 새라도 종달새는 종달새다.
조금은 여유 있게 낭독하고, 푸른 숲과 파란 하늘, 여름보리의 이미지를 상상하며 밝은 느낌의 톤으로 읽는 게 제일 좋다고 피드백을 받았다.
여전히 속도가 빠르고 문장의 끝을 조금 내리면서 낭독하는 습관이 있어서 고치는 게 쉽지 않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한 페이지씩 낭독하며 습관을 고쳐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함께하는 힘을 믿으며 스물 한 분의 사서샘들과 남은 일정도 잘 소화낼 수 있길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