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서 고생하는 사서 Jan 15. 2024

보이스 컬처

낭독연수 40회 차

오늘은 신정연휴 때 휴강한 수업의 보강으로 저녁 8시 반에 낭독연수 수업이 진행되었다. 겨울방학기간 중이라 여행을 간 선생님도 계셨는데 여행지에서 줌수업에 참여하시는 분도 있으셨다. 

지난 시간에 이어서 오늘 수업도 릴레이로 각자 선택한 한국단편작품을 8분 내외로 낭독해 보았다. 나는 이상의 '권태' 작품을 선택했는데 작품에 사용되는 단어들이 현재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기도 하고 발음이 좀 어려웠다. 


강사님이 낭독의 포인트는 내가 텍스트를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가 제일 중요하고, 입안공간을 잘 확장해서 발음을 명확하게 하고 입안의 공간을 신경 쓰면서 낭독하는 게 좋다고 하셨다.


권태의 작품 특성상 여유롭게 내가 항상 신경 쓰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빠른 속도를 바꾸는 게 어렵다. 아래는 내가 낭독했던 권채 작품의 일부분이다. 


지구 표면적의 100분의 99가 이 공포의 초록색이리라. 그렇다면 지구야말로 너무나 단조 무미한 채색이다.(발음에 더 하나씩 음절들을 소리 내어서 보내주기) 도회에는 초록이 드물다. 나는 처음 여기 표착하였을 때 이 신선한 초록빛에 놀랐고 사랑하였다.(사랑하였다 부분에 약간 여유두면서 감정을 넣어서 낭독) 그러나 닷새가 못되어서 이 일망무제의 초록색은 조물주의 몰취미와(단어 유의하면서 발음 정확하게) 신경의 조잡성을 말미암은 무미건조한 지구의 여백인 것을 발견하고 다시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텍스트에서 장소나 시간의 변화가 등장하거나 또는 그런데와 같은 접속사나 부사가 나올 때는 문장의 앞과 뒤를 좀 더 포즈를 두고 낭독하는 것이 듣는 사람이 문맥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도 모르게 낭독을 하다 보면 점점 속도가 붙어서 낭독 속도가 빨라지는 걸 고치는 게 어렵다. 낭독하는 텍스트의 종이에 포즈를 표시해 놓고 그 표시들을 보고 낭독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라고 강사님이 알려주셨다. 


오늘 수업은 총 열한 분의 사서샘들과 방학기간 특별히 이번달 까지는 오디오북에 업로드할 한국 단편작품을 꼭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매일 한 페이지씩 낭독하기에 게을러지지 않기를 다짐해 본다. 


같은 작품이라도 낭독하는 사람에 따라 전달되는 느낌이나 분위기가 달라서 각각 어떤 오디오북이 나오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작가의 이전글 보이스 컬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