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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컬처

낭독연수 40회 차

오늘은 신정연휴 때 휴강한 수업의 보강으로 저녁 8시 반에 낭독연수 수업이 진행되었다. 겨울방학기간 중이라 여행을 간 선생님도 계셨는데 여행지에서 줌수업에 참여하시는 분도 있으셨다.

지난 시간에 이어서 오늘 수업도 릴레이로 각자 선택한 한국단편작품을 8분 내외로 낭독해 보았다. 나는 이상의 '권태' 작품을 선택했는데 작품에 사용되는 단어들이 현재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이기도 하고 발음이 좀 어려웠다.


강사님이 낭독의 포인트는 내가 텍스트를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가 제일 중요하고, 입안공간을 잘 확장해서 발음을 명확하게 하고 입안의 공간을 신경 쓰면서 낭독하는 게 좋다고 하셨다.


권태의 작품 특성상 여유롭게 내가 항상 신경 쓰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빠른 속도를 바꾸는 게 어렵다. 아래는 내가 낭독했던 권채 작품의 일부분이다.


지구 표면적의 100분의 99가 이 공포의 초록색이리라. 그렇다면 지구야말로 너무나 단조 무미한 채색이다.(발음에 더 하나씩 음절들을 소리 내어서 보내주기) 도회에는 초록이 드물다. 나는 처음 여기 표착하였을 때 이 신선한 초록빛에 놀랐고 사랑하였다.(사랑하였다 부분에 약간 여유두면서 감정을 넣어서 낭독) 그러나 닷새가 못되어서 이 일망무제의 초록색은 조물주의 몰취미와(단어 유의하면서 발음 정확하게) 신경의 조잡성을 말미암은 무미건조한 지구의 여백인 것을 발견하고 다시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텍스트에서 장소나 시간의 변화가 등장하거나 또는 그런데와 같은 접속사나 부사가 나올 때는 문장의 앞과 뒤를 좀 더 포즈를 두고 낭독하는 것이 듣는 사람이 문맥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도 모르게 낭독을 하다 보면 점점 속도가 붙어서 낭독 속도가 빨라지는 걸 고치는 게 어렵다. 낭독하는 텍스트의 종이에 포즈를 표시해 놓고 그 표시들을 보고 낭독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라고 강사님이 알려주셨다.


오늘 수업은 총 열한 분의 사서샘들과 방학기간 특별히 이번달 까지는 오디오북에 업로드할 한국 단편작품을 꼭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매일 한 페이지씩 낭독하기에 게을러지지 않기를 다짐해 본다.


같은 작품이라도 낭독하는 사람에 따라 전달되는 느낌이나 분위기가 달라서 각각 어떤 오디오북이 나오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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