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초단편

똑. 똑. 똑.

세상이라는 원숭이는 과연 우리에게 친절한가?

by Anarchist

똑. 똑. 똑..

“누구십니까.”

현관문을 열어보니 아무도 없다.




문을 닫고 돌아서려니까 다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똑. 똑. 똑.

현관문에 뚫린 조그만 구멍으로 밖을 내다봐도 아무도 없다.

다시 문을 열어보니… 내 무릎 정도밖에 되지 않는 원숭이 한 마리가 쪼그리고 앉아 있다.

목에 목줄이 달려있는 걸로 봐서 어디선가 애완용으로 키우다가 도망을 쳤는지 아니면 주인과 함께 있다가 길을 잃었는지한 모양이다.

애절한 표정은 집안으로 들여보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소망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도 알 수 없는 원숭이를 내 집으로 들일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그대로 문을 닫고 돌아섰다.

다시 똑. 똑. 똑.

못 들은 채 하고 부엌에서 저녁 준비를 계속하려고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 다시 문을 열어봤다.

그런데 녀석의 몸집이 약간 부풀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목에 걸린 목줄이 팽팽해져 있었다. 그리고 키도 약간 커진 듯이 내 허리 정도까지 올라와있었다. 역시 불쌍한 표정이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그 녀석이 점잖게 그 자리에 계속 앉아있었다는 점이다.

보통의 돼먹지 못한 원숭이의 경우 곧바로 집으로 들어와 버렸을 것인데 말이다.

그렇지만 나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원숭이를 쫓아보려고 했다.

“안돼. 너를 들어오게 할 수는 없어. 난 털 알레르기가 있다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렴. 네 주인이 널 한참 찾고 있을지도 모르잖니?”

하지만 녀석은 미동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앉아 있다.

조금 있으면 남편이 돌아올 시간인데 걱정이다. 남편은 동물을 극도로 싫어하는 결벽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이대로 있으면 이 녀석은 그냥 살아 돌아가 기는 힘들것이라 생각했다.

말로 해서는 듣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의 원숭이.

빗자루를 가져와 때리는 시늉을 하며 녀석을 쫒아보려고 했다. 시늉만은 효과가 없어서 실제로 빗자루로 때려보았다. 겁을 먹었는지 몇 대를 맞고 후닥닥 튀어 내려갔다.

‘휴..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나는 돌아와 저녁 준비를 계속했다.

한.. 10분 정도쯤이나 지났을까? 또다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이번엔 나도 화가 났다. 빗자루를 들고 문을 벌컥 연 순간 사람 키만큼 커다랗게 변한 아까 그 원숭이가 으르렁거리면서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나는 오른손에 빗자루를 놓치고 말았다. 그 녀석은 난폭하게 떨어진 빗자루를 얼른 주워 들더니 그 빗자루로 내 몸의 여기저기를 마구 때렸다. 나는 도망을 다녔고 원숭이는 나른 쫒아다니면서 빗자루로 사정없이 나를 갈겨댔다.

원숭이에게 맞다니… 우습다기보다는 섬뜩하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듯싶다. 다행히 그 모습을 본 동네 주민이 경찰에 신고를 해서 원숭이는 어디론가 잡혀가고 나는 여기저기 멍이 들고 심지 어원 숭이를 피해 도망 다니다가 다리를 부러뜨려 지금은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

그렇지만 그 원숭이는 어디서 튀어나온 녀석이었고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무섭게 변해버렸던 것인지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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