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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스톱퍼
시간은 과연 연속적인가...
by
Anarchist
May 7. 2016
외설잡지를 쓰레기통에서 발견하고픈 어느 중학생.
그는 열심히 남이 버린 책들 중에서 18금스러운 잡지를 찾고 있다.
쓰레기통 안에는 날짜가 훨씬 지나버린 신문과... 벌써 읽어버린 만화책과... 쳐다도 보기 싫은 수학 2라고 적혀있는 교과서...
지지난주까지 옆집 아이가 가지 놀던 장난감.. 등등..
그러다가 무언가 신기한 물건을 발견한 모양이다.
이건 뭐지 신기하게 생겼네...
이 버튼은 뭘까... 한번 눌러볼까!!
삑!
그 순간....
시간이...
멈춰버렸다.
누군가는 시간이 연속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은 시간에도 굴곡이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원과 같아서 언젠가는 지나왔던 길을 다시 돌아온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페르시아의 어떤 왕자는 시간은 거대한 바다를 흐르는 물방울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은 양자역학적 불연속적이면서 디지탈적인 것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는 없는 것일까...
시간을 멈출 줄 아는 사람이 있다. 바로 오늘의 실수를 저지른 그저 그런 평범한 중학생이다. 물론 자신이 그런 능력을 가졌었는지 조차 알지 못했지만.. 시간이 멈춘 원인은 장난감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그때 무의식의 영역에서 시간을 멈추는 능력을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멈추어진 세계에서 그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가 없다.
단지 시간이 불연속적이란 사실 그 자체만을 체험할 수 있을 뿐이다.
시간이 멈추어진 세계에는 죽음도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이란 것도 어찌 보면 물체가 변화하는 순간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시감이 멈추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모든 것이 살아있는 그 상태 그대로 멈춰있음을 느낀다.
담장 위에서 하품을 하던 고양이는 벌린 입을 닫을 수가 없다.
낚시를 하던 강태공은 시간이 멈춘 것인지 내가 멈춘 것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지해있고... 탁구선수들의 탁구공은 허공에 떠있다. 바람난 남편에게 집어던진 슬리퍼는 남편의 얼굴 앞 10센티에서 멈춰버렸다.
시간이 멈추면 공기의 분자 하나하나가 멈추게 된다. 공기의 80퍼센트를 차지하는 질소 분자의 운동이 정지하면 사람들은 앞으로 나아갈 수조차 없으리라 예상된다.
사람들의 걸음걸이는 당연히 멈추고 그들의 몸속에 흐르는 혈액도 정지한다. 혈액의 헤모글로빈도 산소를 받아들이거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상태 그대로 정지한다.
하지만 그는 지금의 현상을 인식한다.
시간이 멈췄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몸을 움직일 수조차 없다. 그리고 지금의 현상을 인식했다는 기억조차... 정지한다.
왜냐하면 뇌의 뉴런과 신경세포들조차 정지해 버리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시간이 멈춰있다는 사실을 안 다라기보다... 그의 의식이 인지하고 있다랄까? 어쩌면 그의 영혼이 감지한다는 사실이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여기에는 지금의 상황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한번 멈춰버린 시간을 다시 가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 멈추어진 시간을 되돌릴 능력이 없어져버렸다.
자기 자신 스스로도 멈추어버렸기에... 그는 시간이 멈추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버튼을 눌러 시간을 움직이게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그는 아주 작은 실수로 모든 생명체가 영원히 죽을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는 세계를 만들어 버렸다. 스스로를 한탄해도 어쩔 수가 없다. 누군가를 원망할 수도 없다. 이 세계를 멈추게 한 범인이 누군지는 자신을 제외한 타인은 아무도 모른다.
그는... 그리고 세계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우주는 그냥 이대로 영원히 멈추어버렸다.
다시 말해...
누군가 우리를 구원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시간을 통제할 줄 아는 어떤 존재여야만 한다.
시간이 흘렀다...(단, 여기서 말하는 시간은 우리가 감지한 시간이 아닌... 음.... 다시 말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간영역의 시간이 아닌 다른 시간축을 기준으로 하는 세계라고 하자.)
얼마의 시간이 흘러갔는지 알 수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시간은 더 이상 흐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 어디선가...
영혼 깊은 곳에서의 음성이 들려왔다.
.
.
.
.
.
.
.
.
"빛이 있으라...."
그러고 나서 우리가 속해 있는 우주의 시간은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영원 같았던 시간이 흐른 뒤라고는 상상하지 못한다.
우리에게는 그저 찰나의 시간이 지나갔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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