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초단편

표류

우리의 정신은 어디로 표류하는가

by Anarchist

우리는 지금 어딘지 모르는 망망대해에 표류하게 되었다.

우리의 목적은 배에 실은 물건들을 대륙에 가져다가 파는 것이다.

조금 자세히 말하면 아라비아로 가는 상인이다. 낮이 지나고 별이 떠도 처음 보는 별들이라 방향을 알 수가 없었다. 이제는 배에 식량도 다 떨어져 간다. 식수도 거의다 떨어졌고… 폭풍우가 몰아칠듯한 바람이 어디선가 불어온다. 다른 상인들이 자주 말하던 바다괴물이 출몰할지도 모른다 그 바다괴물은 사람을 통째로 먹지 않고 꼭 팔다리를 끊어먹는다는 무시무시한 괴물이다 물론 잡혀 먹히는 사람의 목숭은 붙어있는 상태에서 입과 아가미 옆에 달린 작은 팔로 뜯어먹는다고 한다. 괴물의 크기는 상상처럼 크지 않고 보통 성인 남자의 약 3배 정도의 크기라 고도하고 대형어선 정도의 크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가지각색이었으나 사람을 잡아먹을 때 사지를 절단해서 맛있어 보이는 부위만 골라 먹는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였다.


우리는 며칠째 미지의 존재에 대해 두려움에 떨고 있었고 부족한 식량 덕분에 배안에서 자주 싸우기도 했다. 밤에는 대륙을 찾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별을 찾았다. 그렇게 며칠이 또 지났다.

그때 저 멀리서 커다란 기계음이 들렸다. 혹시 그 바다괴물의 존재가 외계 생물은 아니었을까? 외계인이 우리 신체의 일부분을 실험에 쓰기 위해 필요한 부분만 잘라내 가져가 버리는 것은 아닐까? 우리들의 공포감은 극에 달해 가고 있었다.

커다란 기계음은 점점 가까이 들려왔고 바닷물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물밑에서 뭔가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바닷물이 심하게 요동치며 배를 흔들어댔다. 그리고는 울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거기 조각배에 타고 있는 당신들!! 다시 도망치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어서 돌아와요!!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단 말이에요.!!’

이런… 우리가 우려하던 대로 그 무시무시한 바다괴물의 여두목이 행차하셨다.

‘이대로 잡히면 우린 끝장이야. 어서 노를 저어!! 빨리 도망치자고!!!’




며칠 뒤 해저도시 최고의 신문 언더월드 사회면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2098년 4월 17일 세인트 요한 정신병원에서 윌리엄 트래블러(35세) 외 20여 명의 환자들 이수문을 열고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해저도시를 둘러싼 400여 개의 물막이 중 5개가 작동 불능 상태가 되었으며 그 지역에 심각한 침수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당국에서는 경찰을 동원해 병원 측과 합동으로 22일 밤 11시경 그들이 탄 소형 잠수함을 찾아내어 선동자 윌리엄 트래블러씨를 검거했습니다. 윌리엄 씨의 병원 탈출 사건은 이번이 세 번째로 더 이상은 당국에서도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 것임을 세인트 요한 정신병원 측에 명확히 밝혔습니다. 그래서 세인트 요한병원 측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으로 막대한 손해배상을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입니다. 환자들의 가족들도 병원 측과 동일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그들은 병원을 탈출한 환자들이 무사히 돌아왔다는 데에 기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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