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50년 전에 몹쓸 마녀에게 마법에 걸려 이렇게 흉측한 두꺼비로 변해버린 왕자입니다. 자초지종을 설명해 드리려면 이야기가 길어질 테니 잠시만 안으로 저를 들여보내 주시겠습니까?”
순진하게도 나는 정말 그 두꺼비가 마법에 걸린 왕자라고 생각했는지
“네.. 그러세요.”라고 하며 그 두꺼비를 집으로 들어오게 했다 두꺼비는 껑충껑충 뛰어서 내가 아끼는 소파 위에 날름 올라왔다. 그러더니 목이 칼칼한데 마실 것 좀 주세요.라고 거만하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뭐 좋다 하고 생각하여 냉장고에서 맥주 한 병을 꺼내 컵에 따라 주었다. 시원하게 맥주 한 컵을 들이키더니 두꺼비가 천천히 말을 하기 시작했다.
자 그럼 시작해보도록 할까요?
아주아주 먼 옛날. 어느 왕국에 왕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왕국엔 고약한 늙은 마녀가 있었지요. 어느 날 그 마녀가 왕자와 자신을 결혼시켜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해왔습니다.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는 몹시 놀라셨죠 절대 그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마녀는 화가 난 채로 돌아갔고 며칠이 지나자 다시 왕궁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더니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준다고 하더군요. 대답은 전번과 같았습니다. 매우 화가 난 마녀는 저에게 더럽고 못생긴 냄새가 진동하는 두꺼비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거기엔 단서를 붙였죠. 자신의 찾아와 용서를 빌고 자기와 결혼을 시켜주던가. 아니면 이웃나라의 아름답지만 조금 까탈스러운 공주에게 가서 그녀의 사랑을 받아 그녀가 왕자에게 키스를 한 뒤 왕자를 벽에 힘껏 던지면 왕자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 왕궁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당사자인 저는 정말 죽고 싶었지요. 그래도 마녀와 결혼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웃나라 공주님의 사랑을 받아보려고 노력했지요. 하지만 그녀는 저를 보더니 당장 잡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더군요. 저는 이웃나라 병사들의 위협에서 간신히 벗어나 음침한 늪에서 홀로 외로이 지내왔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이웃나라 공주님은 저에 대한 기억을 까마득히 잃어버린채로 다른 왕국의 왕자와 결혼을 해 버렸답니다. 저는 그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겼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희망이 있었습니다. 혹시 그 나라 공주의 피를 이어받은 자손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그나라를 맴돌았고 그녀의 자손들에게 잇달아 모습을 드러내어 사정을 설명하고 키스를 요구했지만 어느 누구 하나 저와 키스를 하려는 사람은 없었지요.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이렇게 당신에게까지 오게 된 것이랍니다. 세상도 많이 바뀌었지요 예전에는 말이 끄는 마차 바퀴만 피하면 그만이었지만 요즘에는 자동차 바퀴와 오토바이 바퀴를 피해 다니기도 버겁더군요. 그리고 사람들도 많아졌고요. 하수구도 상당히 복잡해서 길을 잃기도 안성맞춤이었어요. 어렵사리 공주의 혈통인 당신을 찾아냈네요. 정말운이 좋았던 거죠.
이제 자초지종을 설명했으니 당신의 진한 키스만 받으면 되겠군요. 당신은 제가 왕자로 변하게 되면 정말로 멋진 동화 속에서 만날 듯한 왕자라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자어서 저에게 키스를 하시고 저를 벽을 향해 힘껏 던져주세요. “
나는 이 두꺼비가 매스껍게 느껴지긴 했지만 왠지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조상의 잘못이기도 했다. 지금은 조그만 회사의 말단사원으로 일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나는 왕족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말을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께 들어왔다. 아마 두꺼비의 말은 사실인 듯 싶었다. 두꺼비가 그렇게 말하니….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지금은 남자친구도 없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두꺼비에게 말했다.
“좋아요. 이리 오세요. 제가 사랑의 키스를 해 드릴게요. 두꺼비 왕자님”
두꺼비는 뛸 듯이 기뻐하며 가까이 다가왔다. 나는 역겨운 냄새를 참으며 두꺼비에게 진한 키스를 했다. 한 10초쯤 되었을까? 나는 의도하진 않았지만 참을 수 없는 냄새로 인해 그만 두꺼비를 오른손으로 잡고 벽을 향해 젖 먹던 힘을 다해 집어던졌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두꺼비는 벽에 부딪혀 내장이고 뭐고 할 것 없이 지저분한 것들을 몽땅 내뱉으며 터져버렸다. 이 일을 어쩌나.... 두꺼비 왕자고 뭐고 그녀에게 남은 건 이 더러운 두꺼비 시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일뿐이다. 아 정말 더럽고 흉측한 경험을 하고 말았다. 사방에 튀어버린 이물질과 두꺼비 피. 이건 음식물쓰레기에 버려야 할까 아님 일반쓰레기에 버려야 할까? 그녀는 그저 허탈하고 난감할 따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