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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lly park Apr 07. 2020

특별한 인연

방콕

역시 아침에 일찍 눈을 떠 산책을 하다 우연히 연희를 만나 커피한잔 하기로 했다. 얘기를 하면 할수록 통하는 부분도 많고 생각도 비슷한 점이 많다. 연희와 나는 특별한 인연이다.



2년 전 두 달 동안의 첫 동남아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서 1년을 일하다 인도 다큐멘터리를 보고 직장을 그만두고 인도로 갈 결심을 했다. 인도는 초행이고 주변에서 위험하다는 말도 들어 조금 겁이 나기도 해서 다음 카페 ‘인도 방랑기’ 라는 곳에서 정보를 하나하나 수집하는 중이었다. 거기에는 숙소 공유, 사진 공유 등 정보 공유가 많았는데 


‘동행자구해요’


라는 것도 있었다. 그래서 혼자 가기에 부담스럽기도 하고 해서 내 간단한 정보와 카톡 아이디를 남겼더니 몇 명이 연락이 와서 동행자를 만들었다. 그런데 인도로 가기 1주일 전 나는 카타르의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인도를 포기하고 카타르로 날아가게 되었다. 나 없이 가게 된 동행자들은 내가 카타르에서 일하는 동안에도 가끔씩 인도 여행을 사진을 보내오곤 했었다. 그 동행자 중 한명이 인도에서 연희를 만나서 연희 이야기를 카톡으로 보내 오곤 했다.


그리고 또 하나.


나는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한다. 내 학생 중 하나가 태국 여행을 가게 되었다. 물론 내 추천으로 가게 되었고 루트도 다 내가 만들어 주었다. 그 학생이 태국을 여행하다 페이스북 친구가 하나 생겼는데 그 사람이 또 연희다. 연희는 인도여행을 마치고 태국으로 넘어가서 내 학생을 만난거다. 이런 우연이 있나. 아니 이런 운명이 있나 생각하게 되어 내가 먼저 메시지를 보내봤다. 


“어떻게 민경씨 (인도 동행자)랑 보선이 (내 학생)를 둘 다 아세요?”


그렇게 친구가 되어 가끔씩 연락하고 지내다 태국에서 이렇게 실제로 만나게 되었다. 이건 진짜 우연이라기보다 운명이 아닐까. 연희 덕분에 알게 된 지니네게스트하우스에서 알게 된 지인들과는 지금도 가끔씩 만나곤 한다.


그리고 마사지를 받으러 간다고 해서 자고 있는 현주를 깨워 같이 갔다. 마사지를 그렇게 즐기진 않지만 180바트의 행복이랄까. 편안하고 시원한 분위기의 마사지샵 ‘반사바이’ 여기는 태국여행때마다 찾게 되었다.



저녁에 되고 현주와 람부뜨리 입구에 시샤(물담배)를 하러 갔다. 분명 전에 왔을 때는 시샤가 없었는데 이번에 생겼나 보다. 카타르에서 현주와 같이 자주 시샤카페에 가곤 했었다. 태국에서 시샤를 하며 맥주 한잔 하니 기분이 또 새롭다. 카타르는 무슬림 국가라 맥주를 마실 수 없다. 시샤랑 맥주한잔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처음 알았다. 



술을 꽤 마시고 있는데 맞은 편에 한국인 남녀가 같이 술을 마시고 있다.


“한국 커플 같은데 같이 놀면 재밌을텐데”


현주가 말한다. 그래서 나는


“아니야 커플 아닐걸? 그냥 여기서 만난 사람들이야”


그래서 내기 하기로 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 남녀의 테이블로 걸어가서 물어봤다.


“안녕하세요? 한국인이시죠? 죄송한데 친구랑 내기를 했는데 혹시 둘이 커플인가요?”


그랬더니 둘 다 당황하며 게스트하우스에서 오늘 만나서 그냥 맥주 한잔 하기로 했다고 한다. 거기다 여자분은 내일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두분에게 말했다.


“괜찮으시면 저기서 저도 친구랑 한잔하고 있는데 같이 얘기하고 놀아요”


그래서 우린 네 명이 되고 여자분은 내일 비행기 때문에 일찍 숙소로 돌아가고 셋이서 술을 마시다 클럽으로 가서 미친듯이 놀다 숙소로 돌아오니 새벽 5시.


휴. 내일 캄보디아로 가야하는데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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