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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lly park May 27. 2020

꼬따오 라이프 시작

꼬따오

배에 올라타서도 한참 들어간다. 밤새 버스로 달리고 항구에서 또 조금 노숙을 했더니 배에 올라타 햇빛을 맞으니 졸음이 쏟아진다. 역시나 이 배에는 동양인은 우리밖에 없나보다. 또 한번 느끼지만 서양인들은 선탠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햇빛만 있으면 너도 나도 누워 선탠을 한다. 원래 피부색이 흰 친구들이라 건강해 보이는 구리빛 피부가 부러운 건지 아니면 독일이나 영국같이 여름빼고는 햇빛이 쨍쨍한 날이 거의 없어서 말 그대로 햇빛을 즐기는 건지. 아니면 둘 다인 친구들도 있겠지.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선실에는 가족단위로 온 여행객이나 노부부 빼고는 거의 없다. 다들 갑판 위에 하나둘씩 자리 잡고 처음 본 사람들끼리도 인사하며 즐겁게 바다 위의 여유로움을 즐긴다. 


배는 속력을 줄이고 항구에 정박한다. 드디어 다 온건가 하고 내리려고 했더니


“꼬사무이!”


라고 외친다. 우리가 가는 곳은 꼬따오인데. 나중에 구글맵에서 검색해보니 우리가 배를 탄 수랏타니에서 가장 가까운 섬은 꼬사무이 그 다음 섬이 꼬팡안 그리고 마지막 섬이 우리 목적지인 꼬타오다. (태국어로 ‘코’ 는 섬이라는 뜻이다. 사무이섬, 팡안섬, 그리고 타오섬)


그렇게 몇 명이 배에서 내리고 다음 섬인 코팡안에서 또 몇 명이 내리고 마지막 목적지인 꼬따오로 간다. 꼬따오에 가까워 지니 물 색깔이 눈에 띄게 바뀌기 시작한다. 바다 밑이 다 보일 정도로 초록색에 가까운 에머랄드 색깔로 변한다. 배에 있는 성질 급한 서양인들은 항구까지 가는 걸 못참고 물로 뛰어 들어 수영해서 간다.   



도착했다. 드디어 꼬따오다. 방콕에서 버스로 그리고 항구에서 노숙 다시 배를 타고 여기까지 18시간 정도 걸린 거 같다. 배에서 내리니 많은 호객꾼 들이 우리를 맞이한다. 그 중 한 아저씨가 피켓을 들고 서 있다.


‘Coral Grand Resort’


우리가 갈 곳이다. 그 아저씨를 따라 툭툭에다 짐을 싣고 15분 정도 달리니 큰 리조트가 나타난다. 리셉션에 가서 우리 티켓을 보여주고 체크인을 했다. 역시 다이빙을 하며 묵는 공짜방이라 그런지 에어컨은 없다.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또 좁지도 않은 다이빙 하며 묵을 딱 좋은 방이다.


“일단은 좀 쉬고 나중에 저녁에 식당으로 오세요. 오늘은 간단한 교육만 하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교육 시작할께요”



4월의 태국은 진짜 너무 덥다. 얼른 방으로 들어가 찬물로 씻고 나왔지만 흘러내리는 땀은 어쩔수가 없다. 간단하게 밥을 먹고 숙소 뒤로 난 도로를 따라 좀 걸어봤다. 마침 세븐 일레븐이 보인다. 우리는 이곳을 헤븐 일레븐이라 부른다. 태국을 여행하다 너무 더우면 에어컨이 빵빵한 헤븐으로 들어가 땀을 좀 식히고 나온다. 이곳은 고양이도 너무 덥나 보다. 고양이도 헤븐으로 들어와 자고 있다.  



저녁이 되고 식당으로 가니 방으로 들어가서 교육 영상을 보란다. 간단한 서류 작업을 하고 다이빙 책도 받았다. 여기서 만난 네덜란드 친구들 타이먼과 마틴. 유쾌한 친구들이다. 


“너넨 몇살이야? 네덜란드에서는 학생이야?”


물어보니 얘네들은 꽤 진지하게 대답한다.

“우리는 21살이고 네덜란드에서는 레퍼야”


나는 웃으면서 물어봤다.


“아니 취미말고 너네 직업이 뭐냐고?”


그랬더니 이 친구들은 더 진지하게 말한다.


“진짜야 우리 렙해서 돈 벌어. 보여줄까?”


지금은 교육중이니까 다음에 보기로 했다. 이번 교육에는 이렇게 우리 셋이 다 인가보다. 다행이다. 재밌는 친구들과 함께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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