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낭만휴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elly park May 28. 2020

다이빙 교육 시작

꼬따오

다음날 아침.

 

본격적으로 다이빙 교육이 시작됐다. 간단하게 리조트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10시까지 모였다. 타이먼이랑 마틴이랑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인상 좋아보이는 서양 아저씨가 우리 테이블로 온다.

 

오늘부터 오픈 워터 다이빙 교육을 맡은 케빈이야. 앞으로 내 말만 잘 들으면 쉽게 자격증 딸꺼야”

 

서글서글한 인상의 케빈은 아일랜드 출신이다. 다이빙 경력은 10년 정도고 여기 코랄 그랜드에서 일한지는 3년 정도 됐단다. 간단하게 이론 교육을 하기 위해 일단 책으로 수업을 했다. 사실 별건 없었다. 수업시작하기 전 동양인인 나를 보고 케빈이 묻는다.

영어로 하는데 괜찮겠어?”

 

그러자 타이먼이 흥분하면서 말한다.

넬리 얘 우리보다 영어 잘해. 걱정하지마”

 

그렇게 간단한 이론 공부를 마치고 점심을 먹고 이번엔 수영장에서 모였다. 다이빙을 위한 연습 수영장이라 그런지 꽤 수심이 깊다. 1미터에서 깊은 곳은 4미터 정도 된다. 날씨도 덥고 해서 우리 셋은 바로 수영장으로 뛰어들었다.

 

오늘은 여기서 잠깐 수영 테스트를 할꺼야. 200미터를 수영해서 가야하니까 여기가 총 길이가 50미터야. 여기 왕복으로 두 번 갔다 오면 돼”

 

수영쯤이야. 별 거 아니다. 나는 부산 사나이다. 그리고 나는 해군 출신이다. 누가 먼저 할꺼냐는 말에 내가 먼저 손을 번쩍 들고 출발했다. 사실 수영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거의 3년만인가. 

 

한 바퀴를 왕복으로 100미터를 도니까 내 머리도 핑핑 돈다. 숨이 안 쉬어질 만큼 힘들다. 그렇다. 나는 흡연자다. 특히 여행 할 때는 시도때도 없이 담배를 피워댄다. 오랜만에 수영을 해서 미친 듯이 팔을 휘 둘렀으니 폐에서 신호를 그만하라고 보낼 수 밖에. 한바퀴를 돌고 땅을 잡고 숨을 헉헉거리고 있으니 케빈이 뭐하냐고 얼른 출발하라고 외친다.

 

헉..헉.. 지금.. 헉.. 너무.. 헉..헉.. 숨이.. 차..헉..헉..서..”

 

케빈이 크게 웃더니 밖으로 나와서 쉬란다. 숨을 좀 고르고 케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내가 담배를 펴서 숨이 차서 그래. 다시 할께”

 

러자 케빈은 씨익 웃으며

 

너 수영 잘하는 거 봤어. 다시 안해도 돼. 담배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까 자격증 딸 때까지는 담배를 잠깐 끊어보는 거 어때?”

 



그 후로 자격증 딸 때까지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그렇게 수영 테스트가 끝나고 녹초가 되어 숙소에서 한숨 자고 나왔다.  


자고 일어나니 해도 피곤한지 슬슬 자러 가나보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 맥주 하나 사서 해변에 누웠다. 더운 나라의 석양은 정말 아름답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보라빛 하늘이다. 해변을 지나 다니는 커플들도 아름답다. 그리고 어떤 커플은 내가 보는 바로 앞에서 낭만적인 키스를 한다.   



나는 부럽지 않다. 나는 절대 부럽지 않다. 진짜다’

 

하고 속으로 수십번 외쳐봤다.  


매거진의 이전글 꼬따오 라이프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