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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낭만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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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lly park Jun 12. 2020

안녕 오사카

오사카

벌써 네번째 일본행이다. 항상 그렇지만 설렌다. 가방을 메고 집문을 나서면 폭발적으로 가슴은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떠나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렸지만 공항가는 발걸음은 항상 가볍다. 지우려고 해도 얼굴 가득한 미소는 지워지지도 않는다. 인천공항에서 피치에어라인을 타고 칸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기내에 라이터 반입이 금지되어 있어 눈물을 머금고 반납해서 입국심사를 끝내고 나오자마자 편의점에 라이터를 먼저 사러 갔다. 카운터에 가서 라이터 하나 달라고 말하고 보니 계산해주는 편의점 아가씨가 이상하게 낯이 익다. 계산하고 돈을 내니 먼저 그 아가씨가 묻는다.


"혹시 한국에서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세요?"


나는 깜짝놀라며


"어떻게 아셨어요?"


그 아가씨는 깔깔 웃으며


"아 어쩐지 낯이 익다 했어요. 전에 워크 캠프로 요코상이랑 설 선생님이랑 그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렀어요"


이제 기억났다. 일본학생들 단체로 11명이 한국학생과 교류 캠프로 우리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렀었다. 애들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기억 못했었는데 먼저 아는척 해줘서 고마웠다. 그리고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아는 사람을 만나니 기분 좋아졌다.


"나 우메다 가는데 어떻게 가야 돼?"


아베짱은 친절하게 밖에까지 나와서 설명해준다. 곧 한국 놀러온다고 하니 다시 만날것을 기약하며 인사하고 헤어졌다. 전철역으로 가서 JR 라인 우메다행 표를 끊었다. 생각보다 칸사이공항에서 우메다까지는 멀었다. 30분정도면 가겠지 했는데 1시간 좀 넘게 간 거 같다. 캄보디아 여행에서 만난 마이코짱과 6시에 우메다 역 바로 전 역 후쿠시마 역에서 약속이었는데 전철에서 내리니 이미 7시. 너무 미안했다. 서둘러 출구로 뛰어가니 마이코짱이 기다리고 있었다. 


2년 전 캄보디아에서는 3일밖에 못봤지만 그 이후로 계속 스카입으로 연락해 와서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제 만난것처럼 편했다. 배가 고파진 우린 7시 반에 예약해놓았다는 이자카야로 갔다. 마이코가 전에 와봤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들어가지도 못했단다. 오늘은 꼭 가야지 하고 예약까지 해 놓았단다. 



분위기 좋은 일본식 선술집. 메뉴판에는 내가 전혀 모르는 글만 잔뜩 써져 있었다. 메뉴선정은 마이코짱에게 맡기고 일본 특유의 쌉쌀하면서 부드러운 생맥주를 먼저 벌컥벌컥 들이켰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음식이 하나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일본요리는 정말 양이 적다. 하지만 정말 정갈하고 맛없는 음식이 단 하나도 없었다. 처음 먹어본 바사시 (말고기 육회)는 세상에서 가장 쫀득쫀득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다음으로 여러가지 부위 닭꼬치에 여러가지 양념으로 구운 음식들이 차례로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먹은 디저트 생딸기 젤라또 아이스크림까지. 10점만점에 20점짜리 가게다. 



배가 부른 우리는 동네 산책을 갔다. 요도강을 지나는 다리위에서 보는 우메다의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역시 일본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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