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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낭만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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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lly park Jun 13. 2020

일본에는 친구가 많다

오사카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난다는 마이코가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움직여서 잠을 깼다. 눈떠서 시계를 보니 아침 6시다. 다시 자려고 하니 이제 잠 안온다고 괴롭힌다. 나는 우는 소리로.


"나한테 왜 이래.. 나는 매일 아침 9시 45분에 알람맞춰놓고 사는사람이야"


마이코는 부럽다는 말만 계속하다 아침 먹으러 나가잖다. 8시부터 준비 시작하더니 다 끝나니 9시가 좀 넘었다. 나는 9시부터 준비 시작해서 다 끝나니 9시 3분. 남자와 여자는 이렇게 다르다.


마이코는 자전거를 두 대 가지고 있어서 각자 하나씩 타고 나갔다. 아침 공기가 상쾌했다. 



토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동네가 조용했다. 문을 연 가게도 많이 없었다. 일본식 아침 정식을 파는 가게로 갔다. 



계란밥에 우동 그리고 반찬이 두 개가 더 나오는데 단 돈 390엔. 거기다 맛도 끝내준다. 아침 일찍 일어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분 좋게 아침을 먹고 맛있는 커피가 있는 카페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마이코집은 와이파이가 없어 오키나와 정보도 찾아볼 겸 와이파이도 쓸겸 카페로 갔다. 


'Seattle's Best'


캐나다에서 공부할때 제일 맛있었던 커피집이다. 일본에도 있는게 신기하기도 해서 들어가서 커피를 주문했다. 계산을 하면서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물어봤다. 그런데


"죄송하지만 여기는 와이파이가 없어요"


충격적이었다. 와이파이가 없는 카페가 있다니. 그래도 세계적인 체인점인데. 마이코한테 물어보니 일본은 와이파이가 없는 카페가 더 많단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정말 살기 좋은 곳이다. 부산만 해도 길거리 걸어다니면서 그냥 공짜로 쓸 수 있는 곳이 있다. 



그래도 맛있는 커피에 감사하며 나와 공원을 좀 걷다 우메다로 가서 쇼핑도 좀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 그리고 한큐 백화점으로 가서 연희한테 부탁받은 가방을 사려고 했는데 그 모델은 이제 단종되었단다. 미안 연희야.


다음 약속은 6시 난바 역 21번 출구. 내가 일하는 우와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일본인 동생들 코타로와 후미토. 정말 친동생 같이 좋아하는 동생들이다. 마이코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후쿠시마 역을 떠나 난바 역으로 갔다. 토요일 밤의 난바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제야 진짜 일본에 왔구나 하고 느꼈다. 1시간 넘게 기다려 7시 좀 넘게 동생들이 왔다. 동생들은 미안해 하며


"오늘 일본에서 YG FAMILY LIVE CONCERT가 있어서 사람이 너무 많아서 늦었어요 죄송해요 형"


맞다. 얘네들 엄청난 케이팝 팬이다. 특히 YG 패밀리에 대해서는 나보다 더 많이 안다. 일단 난바에서 제일 유명한 오코노미 야키를 먹으러 갔다. 운이 좋았다. 우리가 들어가고 우리 뒤로 엄청나게 긴 줄이 생겨서 다들 기다리기 시작했다. 5분만 늦게 왔으면 1시간 넘게 기다릴 뻔했다.



몇 년 전 히로시마에서 오코노미야키를 먹어보고 반했다. 여기는 오사카 스타일 오코노미야키. 면이 들어가지 않은 심플하지만 담백한 맛이었다. 



맥주도 한잔씩 시켜서 그동안 밀렸던 얘기를 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난바 거리를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동생들이 사는 야오 역으로 갔다.



게스트하우스에 있을 때 코타로와 정말 매일매일 위닝 일레븐 축구 게임을 했었다. 나한테 맨날 지더니 일본가서 컴퓨터 난이도 최고로 해놓고 리그 우승을 할 때까지 안자고 매일매일 연습했단다. 집에 가자마자 가방 던져 놓고 게임기를 켜고 게임을 시작했다.


네 번해서 3승 1패. 씁쓸해하는 코타로. 너무 귀엽다. 그리고 코타로 친구들도 와서 엄청나게 많은 술을 사서 집에 왔다. 내일은 오키나와. 그래서 일찍 새벽 3시쯤에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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