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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낭만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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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lly park Jun 19. 2020

다이나믹해

오사카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만난 류노스케군이랑 아침을 같이 먹기로 했다. 근데 생각보다 일본은 아침에 문을 연 가게가 많이 없다. 그래서 숙소앞 편의점으로 가서 도시락 세트를 사와서 먹었다. 어제 방에서 몇 시간 동안 할일없이 딩굴딩굴 굴러다닐 때만 해도 얼른 하루가 지나 오사카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가는 날에 친해진 사람도 생기니 떠나기 싫어졌다. 어쩔 수 없었다. 비행기표는 끊었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다시 일을 해야하니깐. 



오후 1시 20분 비행기라 11시쯤에 나가서 모노레일을 타고 나하 공항으로 갔다. 짧았지만 좋은 기억만 남긴 오키나와를 떠나 오사카로 갔다. 도착 시간은 오후 3시 반. 후미토와 5시에 츠루하시에 있는 칸조센 패밀리 마트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칸사이공항에서 바로 출발하는 전차가 없어 좀 늦게 도착해 5시 반이 되어서 칸조센을 찾아 나섰다.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역무원 아저씨들한테 물어봐도 칸조센에는 패밀리 마트가 없단다. 열심히 찾아다니다 안되겠다 그냥 혼자 후미토네 집이 있는 야오역으로 가야겠다 하고 킨테츠센 표를 끊고 승강장에 가니 패밀리마트가 있었다. 거기서 코타로가 기다리고 있었다. 1시간이나 늦어서 미안했다. 진작에 킨테츠센이라고 말해줬어야지 후미토 임마! 후미토는 토익시험 친다고 코타로가 대신 나왔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가 위닝 좀 하다 배가 고파져 완전 맛있는 시오라멘 집이 있다고 해서 갔다. 시오라멘에 유자가 들어있었는데 맛이 장난 아니었다. 또 한번 일본의 맛에 감탄하며 집에 와 one direction 영상을 같이 보다 잠들었다.



한국 돌아가는 날.


오후 6시 15분 비행기라 천천히 일어나서 천천히 집 바로 앞에 있는 코타로네 학교식당에 가서 밥먹고 2시반에 야오역에서 츠루하시역으로 갔다. 후미토가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츠루하시역에서 환승없이 바로 칸사이공항으로 가는 전차가 있다고 해서 츠루하시역에서 이번에 신세를 지게 된 후미토와 코타로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전차를 탔다.


4시 20분에 칸사이 공항에 도착할거라고 해서 거의 2시간 가야 되는 전차라 음악을 들으면서 좀 잤다. 눈을 뜨니 4시 10분쯤이라 곧 도착하겠지 하고 깨어있었더니 4시 반이 되도 도착을 안한다. 이상하다 싶어서 승무원 아저씨께 물어봤다.


"이거 칸사이공항 가는 거 아니에요?"


아저씨는 놀라며


"아 이거는 와카야마행이에요. 칸사이공항은 좀 전에 히데노 역에서 내려서 환승해야되요"


미치겠다. 공항에 최소한 2시간 늦어도 1시간 반전에는 도착했어야 하는데 갑자기 내려 키이역에서 다시 히데노역으로 가는 건 4시 44분차. 역무원아저씨한테 여쭤보니 여기서 히데노에서 환승하는 시간까지 합하면 40분은 걸릴 거란다. 눈앞이 깜깜해지고 식은땀도 나면서 일단 히데노행 열차를 탔다. 


열차안에서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오늘 못가면 다시 비행기표를 끊고 다시 오사카로 돌아가 하루자고 또 돈내고 공항까지 와야하고 내일부터 당장 일해야 하는데 사장님한테는 뭐라고 할 것이며. 그냥 절망적이었다. 히데노역에 도착하니 5시 10분. 비행 시간까지 1시간밖에 안남았다. 그런데 공항가는 열차는 5시 31분에 온단다. 공항에 도착해서 셔틀버스 타고 피치 항공 전용 제2 터미널까지 가야하는데 이건 아니다 싶어 그냥 밖으로 미친듯이 뛰어나가 택시를 잡아탔다.


"아저씨 칸사이공항요! 빨리 가주세요. 비행기 곧 떠나요. 아 제 2터미널까지 택시 들어 갈 수 있어요?"


아저씨는 최선을 다하겠단다. 다행히 차 막히기 전이라 열심히 밟아서 제 2 터미널에 도착하니 5시 35분.


택시비 55000원... 20분만에 서울에서 부산가는 케이티엑스값을 냈다. 아저씨한테 감사하다고 말하고 미친듯이 뛰어갔다. 이미 체크인 카운터는 다 클로즈 표가 붙어있었다. 다행히 맨 마지막으로 손님 체크하러 나온 승무원이 있어 부탁해서 체크인 했다. 나는 숨을 헐떡거리며


"진짜 체크인 시간 맞춰서 다행이네요"


승무원 아가씨는 화난말투로


"체크인 시간 지나서 원래 안되거든요. 다음에는 꼭 시간 지켜주세요"


항상 상냥한 승무원이 화난건 처음 보지만 그래도 어떤가. 무사히 체크인을 하고 비행기까지 탔다.


후미토 이놈 한국오면 죽었다. 


마지막까지 다이나믹했던 짧은 내 일본여행. 또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너무 즐거웠고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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