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어제밤 치앙칸에서 버스로 출발해 아침 4시 40분쯤 북부 모칫 터미널에 도착했다. 어제 아침부터 몸살 기운이 있어 몸이 안 좋던 기선이가 더 힘든가 보다. 모칫에서 3번 버스타고 지니네 게스트하우스로 가려고 했었는데 몸이 안 좋다고 택시를 타잔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택시 기사 아저씨들이 두당 80바트라고 호객 행위를 했지만 미터기로 갔더니 89바트 나왔다.
드디어 지니네로 왔다. 5시 20분쯤 도착한 거 같다. 동혁이 형이랑 유나 누나가 안자고 있었다. 버스에서 푹 자긴 했지만 피곤해서 씻고 쉬고 싶었지만 아침 일찍 미얀마 대사관 가서 비자 신청을 해야 해서 참았다. 8시 좀 넘어 아침을 먹고 동혁이 형이랑 같이 출발했다.
공원쪽에 있는 수상 택시 터미널로 보트를 타고 사팍탁신 역 간다니까 15바트란다. 한 20분 가서 역에 내리고 지아누나가 알려준 대로 내려서 BTS 철도를 따라서 한정거장 주욱 걸어갔다. 생각보다 찾기 힘들어 여기저기 물어 간신히 도착했다. 내가 예상했던 거 보다는 사람이 적었다. 나는 줄이 끝도 없이 서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아침 일찍 나섰던 거다.
대기표를 받고 잠깐 앉아 있으니 옆에 한국 아저씨 두 분이 말을 건다.
“니혼진 데스카?”
내 머리 스타일에 시커먼 얼굴에 수염까지 길렀으니 한국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안보였나보다.
“아니요 안녕하세요. 한국 사람이에요”
그렇게 잠깐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아저씨들은 미얀마가 이제 뜬다는 정보를 어디선가 듣고 시장조사겸 가신단다. (그 당시 태국이랑 미얀마 국경도 뚫리기 전이라 비행기타고 가는 시절이었다)
미얀마 비자 신청은 생각보다 쉬웠다. 여권 복사본 한 장. 사진 두 장. 신청서 양면으로 한장 써서 내면 끝이다. 1056바트인가 내고 다음주 화요일에 찾으러 오란다. 다시 수상택시를 타고 지니네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가만히 있으니 돈 내라고 안해서 그냥 무임승차 했다. 왜 공짜였을까.
숙소로 돌아오니 피곤함이 한꺼번에 쏟아졌지만 오전 11시면 침대 있는 곳에 환기 때문에 에어컨을 꺼서 너무 더워서 잘 수 없다. 참다참다 3시 반쯤에 자러 올라갔는데 너무 더워서 1시간도 못자고 다시 내려왔다.
이상하게 오늘은 밑에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이상하게 오늘은 남자가 대부분이다. 마음에 안 들지만 어쩔수가 없다.
카오산에서 머리를 싸게 주고 했더니 머리가 자꾸 풀린다. 원래 지저분하지만 더 지저분하다. 머리숱도 많고 직모라서 그런가보다. 추노가 따로없다. 지니네에 있는 유일한 중국인 동동이 머리 수선을 해주겠단다. 나는 술을 사주기로 했다. 어디서 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뜨개질 할 때 쓰는 코바늘을 가져오더니 머리카락을 쑤셔서 다시 엉키게 만들어줬다. 세상에 능력자들은 참 많다.
밤 8시쯤 되서 잠깐 밖에 담배 피러 나갔더니 옆집 푸틴 가게에서 맥주 마시고 있는 충배 형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형님은 나랑 사상도 비슷하고 스타일도 비슷했다.
제일 기억에 남는 말이 돈이 많든 적든 하루 세끼 먹는 건 똑같고 밤에 잠자는 건 똑같다는 거다. 정말 맞는 말이다. 역시 이대로 돈을 쫓기 보다는 행복을 쫓는 것이 맞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