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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길을 따라

투루판

by nelly park

투어가는 날이라 일찍 일어났다. 여덟 시 반 픽업이라 일곱 시 반쯤 일어나 준비하고 기다렸다. 어제 숙소로 찾아온 투어아저씨가 열 명 정도 가는 투어에 한 사람당 85원 (14000원 정도)이라고 해서 돈을 내고 참가했다. 사실 좀 더 생각해보고 택시를 쉐어해서 갈지 아님 좀 더 가격을 깎던지 해야 했는데 아저씨가 너무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안 가면 다른 기회는 없다는 식으로 계속 강조해서 그냥 가기로 했다.


미니벤을 타고 여기저기 숙소를 돌며 픽업을 한다. 모든 멤버들이 다 탑승하고 첫 일정지로 출발했다. 투어멤버는 나, 수진누나, 둔황에서 만났던 중국인 남녀, 한국말 아주 잘하시는 일본아저씨 테츠오상, 이란을 갔다 왔다는 중국인 남자 한 명, 미국인 남자 한 명, 이스라엘 여자애 갈. 말레이시아계 캐네디언 아주머니 한 명. 그리고 잘 모르는 중국인 남자 둘까지 총 열한 명 이서 가게 되었다.


우리가 갈 곳은 총 여섯 곳이다. 첫 번째 일정은 이 투어에서 가장 유명한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 일행이 너무 뜨거워서 화초선이라는 부채로 부쳐 불을 껐다는 화염산이다. 투루판 시내도 더웠지만 화염산에 근처에 가니 더 덥다. 내가 보기엔 그냥 붉은 산이다. 입구에서 그냥 사진만 찍었다. 투어벤을 타고 가는 차 안에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웬만한 곳은 그냥 입장료 내고 들어가는 것 조차 아까워 그냥 밖에서 쉬면서 같이 간 친구들이랑 얘기하며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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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간 곳은 딱 한 곳 고창 고성이다. 옛날 이 곳 투루판은 고창국이라는 나라였다고 한다. 그 때 있었던 옛날 고창국의 고성터를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돈이 아깝지 않은 정말 멋진 곳이다. 한족인 중국인이 위구르 유적지에 돈을 쏟아 붓기 싫었는지 복구가 거의 되지 않은 이 모래 성터는 규모가 정말 컸고 무엇보다 여기를 구경하러 온 사람이 우리밖에 없었다. 다른 중국의 유명한 관광지에서는 내가 이 곳을 사진을 찍는 건지 이곳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을 찍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항상 사람이 많았었는데 여기는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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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간 곳은 포도구청이라는 곳이다. 여기도 입장료가 없는 곳이다. 온 지천에 포도가 주렁주렁 열린 마을이라 인상적이었다. 여기서 밥을 먹었는데 밥을 먹으면 포도와 수박이 무한정 공짜라고 한다. 밥 먹으면서 옆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포도를 그냥 따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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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는 일곱 시 반쯤에 끝났다.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나오니 둔황에서 만났던 톰이 우리 숙소로 놀러 왔다. 서양인이라 우리 숙소에서 머물지는 못하지만 다시 만나니 너무 반갑다. 우리가 떠난 다음 날 둔황과 투루판 사이의 도시인 하미로 갔다가 오늘 투루판에 도착했단다. 우리가 투루판에 도착하고 여기 숙소 주소를 메일로 보내줬었다.


투어에서 만난 멤버들과 톰을 어제 수진누나와 발견한 야시장으로 데려갔다. 두꺼운 콧수염의 인상 좋은 주인 아저씨가 우리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익숙하게 어제 앉았던 노상 테이블에 다 같이 자리잡고 두툼한 양꼬치와 국수를 시켜 나눠먹었다. 시원한 신장 맥주 한잔도 빠질 수 없다. 새로운 친구도 많이 생기고 볼거리도 많고 음식도 맛있는 투루판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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