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자 이제 밥도 먹었겠다 쇼핑을 좀 해보기로 했다. 영목이의 구글맵과 함께 후쿠오카 최대의 쇼핑몰 캐널시티로 걸어 가보기로 했다. 항구 도시답게 탁 펼쳐진 바단지 강인지 모를 물 위에 있는 다리들이 인상적이다. 열심히 걷다 목이 말라 커피 한잔 사 마시러 편의점에 들어갔더니 카운터가 두 개가 있다. 재미있는 건 카운터 한쪽에는 인도계 사람이 서 있고 또 다른쪽에는 서양인이 유창한 일본어로 손님들 계산들 도와주고 있다. 일본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더니 여러 나라 사람들이 일본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캐널시티는 전에 후쿠오카에 왔을 때 와 본 곳이지만 또 한번 새삼 느낀다. 정말 크다. 나는 길치라 전에 왔을 땐 길을 잃었던 기억도 난다. 평소 오니즈카 타이거 신발 매니아인 기선이가 드디어 일본 본토에서 오니즈카 타이거 매장을 찾았다. 그리고 한참 고민하더니 일본 한정판 모델을 바로 사서 한국에서 신고 온 신발은 버려버리고 갈아 신고 너무 신나 한다. 나랑 영목이는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아무것도 못 사고 나왔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나가사키로 가기 위해 다시 하카타 역으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어제 밤에 갔었던 쇼핑몰에 다시 한번 가봤다. 어제 살까 말까 고민하던 옷이 있었다. 나는 다시 가서 한번 더 입어보고 색깔별로 두 장을 샀다. 기선이는 그 옆 옷 가게에서 바지를 하나 샀다. 영목이 스타일은 도저히 일본에 없나 보다. 이번에도 영목이는 아무것도 못 사고 그냥 나왔다.
쇼핑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원래는 좀 일찍 나가사키로 가서 유명한 료마 거리도 걸어보고 유럽풍 거리도 보며 사진도 찍고 싶었다. 원래 여행하면서 모든 게 계획대로 되지 않지만 너무 계획대로 되도 재미없다. 얼른 하카타 버스터미널로 가서 나가사키행 버스표를 끊고 좀 기다렸다. 버스는 20분 후라 후쿠오카에서 마지막으로 담배 하나씩 피고 오후 1시 16분 나가사키행 버스를 탔다.
후쿠오카에서 나가사키까지는 2시간 반 소요 예정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너무 설쳐 댔더니 셋 다 피곤했는지 자리에 앉자마자 기절했다. 그리고 나가사키에 다 와 갈 때쯤 자동으로 셋 다 눈이 떠졌다. 그리고 영목이가 말한다.
“이야 여기 분위기는 후쿠오카랑 완전 다르네? 후쿠오카는 한국이랑 비슷한데 여기는 진짜 외국 같다”
전에 나가사키에 한번 와 봤던 나는 이런 외국 같은 분위기를 다 같이 좀 더 느껴보려고 일찍 출발하려고 했었는데 어쩔 수 없었다. 기선이는 도시 분위기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 것 같았다. 맛있는 음식 먹는 것과 쇼핑에 온 신경이 집중 되어 있는 듯하다.
나가사키 버스 터미널에서 나오자마자 도로에 있는 노면 전차가 인상적이다. 명란덮밥을 먹고 아무것도 못 먹은 우리들은 얼른 숙소 체크인을 마치고 나가사키 짬뽕을 먹으러 가고 싶었다.
차이나타운 근처에 숙소를 잡은 우리는 노면 전차를 타고 츠키마치 역으로 갔다. 역에서 내리니 바로 눈 앞에 차이나타운이 보인다. 길 따라 나있는 다리를 주욱 걸어가니 숙소가 보인다. 얼른 체크인을 하고 침대와 배게 시트를 받았다.
‘응? 우리방이 5층인데 5층가는 엘리베이터가 없다고?’
열심히 계단을 올라가 가방을 던져 놓고 다시 체크인 카운터로 가서 숙소 매니저한테 물어봤다.
“나가사키 짬뽕 먹으러 갈려고 하는데 관광객들한테 유명한데 말고 개인적으로 맛있다고 생각하는 집 있어요?”
메니저는 웃으며 말한다.
“음. 대부분 유명한 곳으로 추천해드리긴 하는데 그럼 여기서 주욱 걸어가면 시안바시가 나올 거에요. 거기서 ‘텐텐유’ 라는 곳으로 가봐요. 개인적으로 거기 짬뽕이 맛있었어요”
좋았어. 여기구나. 얼른 짬뽕 먹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