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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lly park May 07. 2021

후쿠오카 맛집 기행 3

후쿠오카

터질 거 같은 배를 붙잡고 얼굴에는 각자 미소를 머금고 숙소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여기까지 오는 데는 길을 몰라 둘러 둘러 왔지만 돌아가는 길은 금방 이었다. 길치인 나 혼자 갔으면 아마 1시간은 넘게 걸렸을 것 같다. 걸어서 가니까 15분쯤 걸린 것 같다. 이 친구들은 그냥 숙소로 가기 뭔가 아쉬워 근처에서 맥주 한잔 하고 가자고 한다.


“오늘 술 한잔 해버리면 내일 일찍 일어나서 돌아다녀야 하는 일정에 차질 생길 거야.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맥주 하나씩 사 들고 숙소 가서 마시자”



다행히 내 의견에 다 동의하고 편의점에서 각자 마시고 싶은 맥주 하나씩 골라서 숙소로 돌아와 한잔씩 하고 다들 뻗어버렸다.


다음날 아침.


영목이가 먼저 눈 뜬다. 시간은 7시가 좀 안된 것 같다.


“산책도 할 겸 편의점에 뭐 좀 사러 갈 건데 같이 갈래?”


영목이가 묻는다. 나는 전날 일 때문에 아침 5시에 일어났어 서 너무 피곤해서 몸이 움직이지 않아 좀 더 잔다고 하고 기선이는 아예 일어나지도 않았다. 그렇게 30분쯤 더 자고 따뜻한 물에 샤워 좀 하고 나오니 영목이가 산책을 갔다 온다. 


“편의점에서 우동 좀 사왔는데 같이 먹을래?”


나는 오케이 하고 같이 따라가서 먹었다. 기선이는 밥 안 먹고 방에서 게임 한단다. 저 게임에 대한 열정 정말 대단하다. 일본까지 와서도 전혀 시들지 않는다. 프로게이머가 됐었으면 아마 세계 제패를 하지 않았을까.



우동에 물도 안 붓고 전자레인지에 돌려왔다는데 자동적으로 물이 생겼단다. 일본 편의점 음식은 뭔가 클래스가 다른 것 같다. 밥 먹고 커피도 한잔하고 방으로 돌아가서 바로 짐 싸서 출발하기로 했다. 짧은 여정으로 온 거라 바쁘다. 할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다. 서둘러야 한다.



숙소 매니저에게 우동집을 추천받고 하카역으로 가 일단 지하철을 타고 텐진역으로 갔다. 텐진역까지는 고작 세 정거장이다. 걸어 갈수도 있었지만 굳이 일본에서 지하철을 한번 타보고 싶었다. 텐진에 도착하면 대충 찾겠지 하고 일단 지하철에서 내렸는데 막막하다. 그래서 지하철 역무원에게 물었다.



“혹시 여기 니쿠니쿠 우동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


머리가 반짝반짝 벗겨진 인상 좋은 역무원은 난감해 하며


“아 저도 잘 모르겠어요. 죄송해요..”


그래서 다시 물었다.


“그럼 혹시 개인적으로 추천해주실 우동집 같은 거 없나요?”


그러자 더 난감해 하며 말한다.


“아 죄송해요. 제가 우동을 별로 안 좋아해서..”


아 사람을 잘못 골랐다. 일단 지상으로 올라가기로 하고 밖으로 나와 길거리에서 전단지 돌리는 남자에게 물어보니 자기 핸드폰으로 검색해서 보여준다. 


“여기서 쭈욱 걸어가서 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또 쭈욱 가다 보면 나올 거에요”


설명 들은 대로 열심히 걸어가도 잘 안 보인다. 자판기 앞에서 커피한잔 뽑아 담배도 하나 피고 주위 구경하면서 사진도 찍으며 열심히 걸어갔다. 드디어 찾았다. ‘니쿠니쿠 우동!’ 우동하나 먹기 정말 힘들다. 환호성 지르며 가게 앞으로 가니 아직 문을 안 열었다. 문 열려면 아직 2시간은 남았다. 허무했다. 



그래서 대충 아무거나 보이는데 들어가기로 하고 또 걸어 다녔다. 


‘멘타이쥬?’



이건 뭐지? 그냥 이것저것 파는 것 같아서 간단하게 먹고 또 다른 거 먹으러 가기로 하고 일단 들어갔다. 밖에 메뉴 표에 245엔이라고 적혀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간단한 아침 정식을 파는 줄 알고 들어왔더니 알고 보니 0이 하나 더 붙어 2450엔이다. 어떡하지 하다 그냥 먹기로 했다. 후쿠오카는 명란으로 유명한 곳이다. 멘타이가 명란이라는 말이었다는 걸 잠깐 까먹었나 보다. 어쩔 수 없이 시킨 명란 덮밥.



하. 이건 또 왜 이렇게 맛있는 걸까. 생각 없이 들어온 곳이 맛집이었다. 한국 블로그에도 명란 맛집으로 꽤 많이 소개가 되어있는 곳이었다. 


원래는 우동을 먹으려고 했었지만 아침 식사도 얼떨결에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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