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모든게 새로운 방콕

by nelly park

아침 일찍 하루가 시작되었다. 눈이 떠지고 설레는 마음에 미소가 번졌다. 먼저 허기를 달래러 유명한 쌀국수를 먹으러 갔다. 양은 너무 적었지만 국물은 우리나라 국밥 같은 진국에 고기는 곰국의 그것과 비슷했다. 이때는 몰랐지만 여기가 방콕에 유명한 쌀국수집 나이쏘이다. 양이 너무 적은데 가격은 비싸서 다음부터는 안가게 되었다.



일단 허기는 때웠으니 왕궁으로 가봤다. 반바지는 입장 불가라는 말에 다음을 기약하며 거리의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탐마삿 대학교로 갔다. 여기는 태국에서 두 번째로 공부 잘하는 학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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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식당에서 치킨과 목이버섯 볶음에 삶은 달걀을 추가해 먹었다. 아주머니의 친절함에 놀라고 25바트라는 싼 가격에 놀라고 맛에 또 한번 놀랐다. 세상 어디든 학교 식당은 싸고 맛있나 보다. 거기다 테이블에 앉으니 옆으로 누런색으로 넘실대는 짜오프라야강이 한눈에 보인다. 이 가격에 맛에 리버뷰까지 포함해서 한국돈으로 천 원도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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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아진 우리는 시암 센터에 있는 백화점 구경을 가보기로 했다. 시암 시티는 우리나라에 비하자면 서울의 압구정 같은 최고의 중심지다. 시암으로 가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다.



일단 탐마삿 대학교 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시암으로 가는 길을 묻자 일단 따라오란다. 그 남자의 두 손에는 분명히 점심식사로 보이는 테이크 아웃 음식을 들고 있었다. 그것도 자기 혼자가 아닌 분명 일행이 먹을 만큼의 두세 봉지였다. 땀을 뻘뻘 흘리며 버스를 기다려 준다. 시간이 지나도 버스가 안 온다. 우리는 괜찮다고 그냥 가도 된다고 해도 끝까지 “아임 오케이” 란다. 미안했다. 마침내 버스가 오고 버스 기사에게 태국어로 뭐라뭐라 말하고 잘 가라고 손을 흔들어준다. 고마운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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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는 몇몇의 손님들과 기사 아저씨, 돈 받는 청년, 그 옆에 또 인상 좋은 아저씨가 있었다. 돈 받는 청년은 다른 손님들한테는 다 돈을 받는거 같았는데 우리에게는 안 받는다. 사진 찍자고 하니 쑥쓰러워서 안 찍는단다. 그 옆의 아저씨는 영어를 좀 했다. 간단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리고 옆의 사람들에게 태국어로 통역을 해주며 즐거운 듯이 웃었다.



그리고 옆의 아저씨는 창밖으로 손을 흔들며 소리친다.


“까오리! 까오리!”


까오리는 태국어로 한국인이라는 뜻이다. 지금 버스에 한국인들이 탔다고 즐거워하며 손을 흔든다. 버스에 타고 있는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돈 받는 청년은 우리가 내릴 때까지 끝까지 돈을 안 받았다. 미안하면서 고마웠다. 그리고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 허름한 시내버스에서의 순수한 사람들을.



버스에서 내려 시암으로 BTS를 타고 갔다. 시암 파라곤은 엄청난 규모의 몰이었다. 입구에는 공항에서처럼 금속 탐지기와 가드들이 서있었다. 여기는 방금까지의 순수한 버스의 느낌과는 너무 다르다. 곳곳에서는 한국 노래들이 흘러나오고 입구의 가장 큰 스크린에서는 빅뱅의 태양의 뮤직비디오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아직 나오지도 않은 신곡이었는데 이미 태국의 가장 큰 시내에서 태양의 노래가 나오다니. 한류는 한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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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곳 저곳 구경을 하고 카페에 앉아 커피한잔도 하며 좀 쉬다 다시 버스를 타고 카오산으로 돌아왔다. 이 버스도 공짜다 왤까?



배낭여행이 처음에다 특히 방콕이 처음이라 너무 한국적인 패션을 하고 있는 나는 좀 더 편하고 시원한 옷이 필요했다. 카오산 옆의 람부뜨리로 가서 피셔맨 팬츠를 사기로 했다. 처음에는 250바트를 부르더니 결국 120바트까지 깎아서 샀다. 첫 흥정 성공!



아침부터 설쳤더니 너무 피곤해서 숙소에서 좀 쉬다 밤의 카오산을 돌아다녀봤다. 창 맥주 큰 거를 하나 사서 입에 물고 걸어다녔다. 음악이 나오면 몸도 흔들고 지나다니는 서양인 여행자들과 인사도 하며 또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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