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파와 수상시장

by nelly park

왠 종일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어디서 타는지 몇 번 타는지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다 하루가 다 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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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파와 수상 시장을 가보기로 했다.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해 숙소 앞 버스 정류장에서 남부 터미널로 갔다. 우리는 최대한 아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로컬 버스다. 그레이스는 다 가 본 곳이라 여유로워 보인다. 나는 아직 뭐가 뭔지 잘 몰라서 열심히 따라다녔다. 암파와는 투어로 갈 수도 있다고 하지만 현지인과 같은 버스를 타고 가는게 더 즐겁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이라고는 우리와 몇몇 서양인 밖에 없는 곳에서 우리를 발견한 호객꾼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아직은 여행한지 얼마 안된 우리라 피부색도 아직 하얗고 여유있는 그레이스와 다르게 나는 누가봐도 여행 초보다. 두리번두리번거리는 내 눈빛과 모든 게 신기하다는 표정에서 다 들어나는 듯 하다.

사실 우리도 정확한 가격은 모른다. 여기서 미니벤을 타면 암파와로 갈 수 있다는 것만 안다.


“암파와?”



하고 물었지만 그 누구도 그게 무엇인지 모른다. 이상하다. 암파와로 가는 미니벤이 여기 없는 건가.


“암파와?”


몇 번을 물어도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종이를 꺼내서 암파와를 영어로 썼다. 그제서야


“암파와!”


똑같은 말이다. 그대신 진한 성조가 들어가 있다. 암에서 조금 말을 끊고 머금는 발음이고 파랑 와는 빠르게 파와라고 말하며 마지막 와에서는 와아하는 식으로 길게 빼줘야 한다.


“얼마에요?”


“120바트”


대충 가격을 알았다. 암파와를 어떻게 발음 하는지도 알았다. 투어 회사가 아닌 버스 티켓을 끊는 곳으로 가서 들은 발음 그대로 말했다.


“암! 파와아”


그랬더니


“70바트”

이거다. 오케이하고 표를 끊었다. 30분 정도 기다리며 대충 편의점에서 아침을 먹고 미니벤에 올라탔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중간에 미니버스로 한번 갈아탔다.



에어컨이 없는 이 미니버스는 흙먼지를 날리며 한참을 달린다. 지난 밤새 비가 내렸는지 공기는 습기를 가득 머금고 있다. 태국어를 쓰지 않는 외국인은 우리 둘 밖에 없어 신기한지 다들 쳐다본다. 시계를 안 차고 가서 얼마나 걸렸는지 모르겠지만 암파와하고 기사 아저씨가 외치더니 하나둘씩 사람들이 내린다. 우리도 따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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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시장이라고 해서 오긴 왔는데 도로에 덩그러니 내던져져 뭐가 뭔지 모르겠다. 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방향으로 무작정 따라갔다. 구름이 잔뜩 낀 하늘 사이로 파란 하늘이 간신히 숨어있다. 눈 앞에는 조그만 강을 따라 가게들이 들어서 있는 수상 시장이 드디어 나온다. 강 색깔은 그곳 사람들의 삶을 대변하듯 탁한 색깔이다. 아마 이 강 위에서 먹고 씻고 때로는 자는 그런 삶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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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구름을 뚫고 나와 이제 땀이 흐르기 시작해서 코코넛 주스를 하나씩 사먹었다. 코코넛의 윗퉁만 툭 뭉퉁한 칼로 베어버리고 빨대를 꽂아서 준다. 맛은 그냥 그런 닝닝한 맛에 껍데기 안에 붙어 있는 과육은 쫀득쫀득하게 맛이 꽤 괜찮았다.



강을 따라 있는 가게를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다 작은 카페에 앉아 잠깐 쉬어가다 밥을 먹으려고 보니 강가에 다들 앉아서 이것저것 먹고 있다. 배에 먹을 거리를 가득 싣고 있는 아주머니에게 다들 뭐라고 외치면 신선한 과일이나 해산물을 주는 그런 시스템인 것 같다.



우리도 현지인들이 먹고 있는 걸 따라 시켰다. 볶음밥에 새우 구이를 얹어 먹었다. 양이 모자라 파타이도 하나 시켜 먹었다. 음식이 맛있다기 보다 이 풍경이 맛있다. 아직은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듯하다. 한국인은 당연히 한명도 못봤고 몇몇 서양인들 정도가 보인다. 나만 간직하고 싶은 암파와지만 이렇게 좋은 만큼 곧 유명해져서 다음에 올 땐 바글바글해져 있겠지.



암파와에서 다시 미니버스를 타고 방콕으로 이동했다. 다시 남부터미널에 내려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전승기념탑에 내리란다. 여기는 방콕의 온갖 버스가 모였다 나가는 곳으로 너무 복잡하고 매연 역시 심각했다. 거기다 날씨는 숨 막힐 정도로 더운 2시쯤.



그래도 열심히 물어물어 다시 카오산에 도착해 길거리에서 치킨 한 조각이랑 세븐일레븐에서 컵라면을 사서 숙소에서 맛있게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밤의 카오산을 어슬렁 거리며 로띠도 먹고 마사지도 받고 맥주도 한잔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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