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타야

방콕에서 아유타야 가기

by nelly park

많은 만남이 있었던 하루였다. 아침에 일어나 람부뜨리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아유타야로 이동하는 계획이었다. 그래서 람부뜨리에서 첫날 먹었던 치킨 오믈렛을 먹고 방콕을 떠나기 전 쇼핑을 잠깐 하려는데 아직 너무 이른 아침이라 가게들이 대부분 문을 닫았다.



세븐일레븐에서 캔커피를 하나 사들고 어슬렁거리면서 기다리려고 했더니 앞에 노상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무리에서 우리를 보며 “곤니찌와” 하길래 나도 “곤니찌와” 했더니 앉으란다.



거기엔 태국인 1명, 페루인 2명, 프랑스인 2명, 일본인 1명이 아침부터 술을 마시고 있었다. 물어보니 어제 저녁부터 지금까지 쭈욱 마시고 있는 거란다. 아직 아침 9시 반이다. 신기하게도 거기에 일본인 아가씨는 태국어를 할 수 있었다. 다음 달부터 태국에서 일본어 교사로 일할 거란다. 부러웠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이제 우리는 곧 아유타야로 떠난다고 하니 아쉬워 메일 주소를 교환하고 방콕에 돌아오면 다시 만나기로 기약했다. 방콕 마지막 날에 친구를 사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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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갔던 전승 기념탑으로 갔다. 거기에 온갖 버스들이 다 모여 있었던 게 기억이 났다. 암파와 티켓을 살 때 영어식으로 발음 하면 못 알아 듣는 걸 알고 미리 숙소에서 아유타야 발음을 배워왔다.

아유타야는 아를 짧게 말하고 유에 강세를 주고 타야를 말할 때 야를 끌어줘야 한다.


“아.유!타야아”


버스 기사들은 한번에 알아듣고 손가락으로 미니버스를 가리킨다. 그렇게 쉽게 미니버스를 타고 아유타야로 왔다.



아유타야에 도착했는지 버스기사는 우리에게


“겟하우! 겟하우!”


하면서 막상 버스를 세워 주지는 않는다.


‘겟아웃 아닌가? 여기서 내리라는 뜻인거 같은데’


속으로 생각하며


“오케이 겟아웃 겟아웃”



했더니 기사님은 알아들었다는 표정으로 오케이 하신다. 그리고 조금 더 가서 우리를 내려주더니 같이 차에서 내려서 반대편 도로를 가리키며


“겟하우 겟하우 디스 웨이 오케이?”


저쪽으로 나가라는 뜻인가 보다.


“컵쿤캅!”



기사님한테 외치고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게스트하우스가 몇 개 보인다. 기사님이 말하는 겟하우는 게

스트하우스의 줄임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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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방에 숙소를 정하고 일단 시장으로 가 요기를 해결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숙소에 잠깐 있다 자전거를 대여해 이 도시를 돌아보기로 했다. 아유타야는 우리나라 경주처럼 유적지가 많은 곳이란다.


자전거를 대여해 숙소 아주머니가 체크해준 가볼 만한 곳을 찾아 지도를 보며 달렸다. 마을 전체가 둥글게 강으로 둘러져 있다. 지도를 봐도 사실 어디가 어딘지 몰라 가는 길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물어 물어 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학생들이 하교할 시간이라 교복 입은 학생들이 많았다. 자전거를 세우고 지도를 들고 영어로 길을 물으면 너무 수줍어하면서도 좋아한다.


그 중 한 여학생이 길을 자세히 가르쳐주고 용기를 내서 묻는다.


“Where are you from?”


나는 말했다.


“까오리!”


다들 소리치고 난리가 난다. 역시 한류다.


다시 페달을 밟으며 나아가는데 다른 학생무리들이 걸어가길래 말을 걸었더니 또 난리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소녀시대, 원더걸스 춤을 보여준다. 나도 티비에서 본 아는 동작 몇 개만 따라했더니 반응이 너무 좋다. 말 나온 김에 지도를 보여 주며 여기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니 그 중 제일 덩치가 큰 여학생이


“볼에 뽀뽀해주면 가르쳐주~~~~지”


라고 한다. 식은땀이 날만큼 오싹했다. 누가 봐도 남자인데 여장한 것 같다. 동남아시아는 트렌스젠더가 많다고 하는데 이 학생은 백프로다. 심지어 나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크다. 침착한 척 하며


“뽀뽀는 좀 그래”


하고 다시 정신이 혼미해질 때까지 자전거를 밟아 도망쳤다.


유적지를 보며 사진을 몇 장 찍다가 그냥 아무곳이나 다니면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게 좋아서 그냥 카메라를 넣었다. 그러다 길을 잃었다. 분명히 자전거 대여점 아주머니가 6시에 문 닫는다고 그때까지 오라고 했는데 시계를 보니 5시 40분이다. 초조했다. 이제는 재미보단 필사적으로 길을 묻고 페달을 미친 듯이 밟아 5시 55분에 도착했다. 땀이 비오듯 흐른다.


친구를 좀 사귈 수 있을 것 같았던 아유타야의 게스트하우스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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