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트레킹 2

코끼리 라이딩과 대나무 래프팅하기

by nelly park

이제 하나 둘씩 깨어나고 다들 불편한 잠자리에 한마디씩 한다. 아침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롱넥족 아이들에게 내가 어릴적 했던 땅따먹기 게임을 가르쳐 줬다. 흙바닥에 나무 꼬챙이로 크게 직사각형을 그리고 칸을 나누어 1부터 8까지 숫자를 쓰고 조그만 돌맹이를 칸에 던져 뛰어 다니며 하는 방법을 보여줬다. 아이들은 새로운 놀이거리가 생겼는지 곧잘 따라하며 즐거워한다.


토스트한 식빵이랑 버터, 그리고 삶은 계란으로 아침을 먹고 다시 트럭을 타고 길을 나섰다. 이번엔 코끼리 라이딩이다. 이번 트레킹에서 내심 제일 기대했던 거다. 코끼리를 어렸을 때 동물원에서 보고 직접 만져볼 기회도 없고 당연히 코끼리를 직접 타보는 거에 막연한 환상이 있었다.



가이드의 손을 잡고 발판에 올라 코끼리 등위로 올라갔다. 꽤 높은 곳에 올라 느릿느릿 걸어가는데 기분이 좋기도 하고 오묘하기도 하다. 참 신기하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내 앞 코끼리 머리쪽에 타고 운전하는 아저씨가 막대기로 사정없이 코끼리 머리를 내려치는 것을 보고 기겁했다. 단순한 막대기가 아니고 쇠로된 뾰족한 꼬챙이다. 얼른 내리고 싶어졌다.



코끼리 라이딩을 끝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코끼리 라이딩 어땠어?”


다 같은 심정이었다. 다들 입을 모아 말한다. 좋은 경험이었지만 다시는 타고 싶지 않다고. 코끼리가 너무 불쌍하다고.



다시는 코끼리를 타고 싶지 않다.


근처 식당에 들러 간단히 요기하고 대나무 래프팅을 갔다. 4명씩 조를 이루어 대나무로 만든 배를 타고 강을 따라 주변 경치를 구경했다. 대나무를 엮어 평평하게 만든 배라 조금은 불안정했다. 배라기 보다는 대나무 땟목이었다. 가이드가 천천히 앞에서 노를 저어서 앞으로 나아갔다. 조용한 숲 사이로 느리게 흐르는 강 위에 앉으니 마음도 차분해 진다. 다만 땟목 바로 위로 때려 꽂는 햇살이 따가웠다. 내리기 전 마지막으로 급류타기를 했다. 인생 첫 래프팅에 불안한 대나무 땟목으로 급류를 타고 싶지는 않았다.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해서 중심을 잡고 가이드가 시키는 대로 노를 이리 젓고 저리 저어 무사히 마지막 포인트에 도착했다.


모든 액티비티가 끝나고 이제 다시 치앙마이로 돌아간다. 우리 일행중 세 명은 2박 3일 트레킹을 예약했다고 한다. 나는 지금 딱 좋다. 하루 더 머무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잠자리도 너무 불편했고 액티비티도 하고 싶은 건 다 했다. 그 세 명도 나랑 똑같은 생각인가보다.


“우리도 환불 해달라고 안 할테니 같이 그냥 내려갈께요. 2박 3일은 안해도 될것 같아요”


가이드는 단호하다.


“놉! 다음 포인트에서 다른 가이드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무조건 가야해요”


세 명은 울상이 되어 돈 내고 사서 고생하러 다음 포인트로 갔다.



다시 흔들리는 트럭안에서 다들 피곤한지 곯아 떨어져서 머리를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며 치앙마이로 돌아왔다. 1100바트가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정말 알차게 썼다.



숙소에서 좀 쉬다 리버사이드에 있는 바로 가서 트레킹 멤버들과 한잔하기로 했다. 꼬질꼬질하게 트레킹 하며 만난 이 친구들은 바에서 만나니 또 다른 모습이다. 깨끗한 옷에 한창 멋을 부렸다. 얼굴에 때 구정물도 없고 신발에 흙탕물도 안묻었다. 다 같이 어울려 한잔하며 춤추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태국인 여자 둘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 온다.



“한국 사람이에요?”



그렇다고 하니 치앙마이 대학교 학생이라고 소개한 이 친구들은 한국을 좋아한다며 내일 집으로 나와 그레이스를 초대하고 싶단다.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치앙마이에서 만난 친구집에 초대를 받아서 집에 갔더니 궁궐 같은 집이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초대 받아서 갔더니 어두운 골목에서 태국 남자들이 나와서 두드려 맞고 돈을 다 뺏긴 이야기 등을 들은 적이 있다. 어느쪽이 될까. 일단 연락처를 받고 내일 연락하겠다고 하고 멋진 뷰에 멋진 라이브 음악까지 즐기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치앙마이 즐거운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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