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간 프랑크프루트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날 확률은

프랑크프루트

by nelly park


아침에 조식을 먹고 숙소에서 푹 쉬었다. 굳이 밖에 나갈 필요가 없었다. 어제 프랑크프루트에서 얼마 안 되는 볼거리를 다 봤고 숙소 창문으로 멋진 뷰가 보인다.


2시에 승우가 숙소 앞으로 픽업 온다고 연락이 왔다. 1시 55분쯤되서 숙소 앞에 나가서 기다리고 있으니 반가운 얼굴이 웃으면서 걸어온다. 승우다. 승우는 8년전에 결혼식 이후로 처음보는 것 같다. 그래도 고등학교 때 친구라 어제 만난 것처럼 어색하지 않고 편하다. 숙소 뒤쪽으로 따라 걸어갔다. 주차된 차안에는 승우 와이프 아람이와 승우 아들 태오가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아람이도 결혼식때 본 것이 마지막이고 태오는 사진으로만 보고 처음 본다. 승우와 판박이다. 장난스럽게 웃는 모습도 똑같다.


승우 차를 타고 프랑크프루트에서 한시간 거리에 있는 뤼데스하임 (Rudesheim)으로 갔다. 그동안 밀린 서로 살아온 얘기를 하느라 한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프랑크프루트는 현대식 건물이 더 많은 느낌이었다면 뤼데스하임은 정확히는 설명할 수는 없지만 좀더 독일 같은 느낌의 마을이었다. 다같이 케이블카를 타고 뷰 포인트로 올라갔다. 라인강 지류를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포도밭과 오래된 집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와인이 유명한 곳이라 와인한잔을 사서 들고 경치를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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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소나기가 쏴악 쏟아져서 지붕 밑으로 다같이 피했다. 그리고 또 유명한 뤼데스하이머 커피를 마시러 갔다. 아이리쉬 커피와 비슷하게 이것도 술의 일종인데 술에 불을 붙이고 커피와 마지막에 휘핑크림과 초콜릿토핑을 올려주는 퍼포먼스가 재밌다.



우리와 함께 하는 내내 얌전한 태오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한국말 하는 건 당연하고 식당종업원이 하는 독일어도 다 알아듣고 대답하는 것도 신기하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서 프랑크푸르트로 갔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슈바인학센과 소시지가 맛있는 곳으로 갔다. 항상 외국에서 손님이 오면 뤼데스하임과 여기 식당으로 온다고 한다. 승우와 아람이도 여기는 몇년 만에 온다고 한다. 아 슈바인학세가 맞는 말이고 한국에서 말하는 학센은 복수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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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세와 소시지와 맥주가 나왔다. 독일에 이거 먹으려고 왔다. 기대했던 거보다 훨씬 맛있다. 태오는 슬슬 어른들끼리만 이야기하니까 심심해 한다. 어린 태오가 보채지 않고 지금까지 잘 참았다. 태오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 할래? 해도 싫다고 한다. 그러면 삼촌한테 편지써줄래? 그랬더니 알겠다고 해서 종이와 펜을 줬더니 정성스럽게 나는 안보이게 숨겨서 뭔가 열심히 써서 준다.


"삼촌, 와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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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엽다. 이제 슬슬 승우 가족을 보내줘야 할것 같아서 일어났다. 8시 반이 넘었는데 밖에 나오니 아직 밝다. 차로 다시 우리 숙소까지 데려다 주고 내려서 한 명씩 다 포옹을 하며 작별인사를 했다.


사람의 인연은 어찌될지 모른다. 여기서 승우 가족을 만나다니. 더블린에서 프랑크프루트가는 비행기표가 싸서 왔는데 우연히 여기 근처에 살고 있었다. 승우 만나러 베를린은 안가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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