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배고파서 햄버거에 커피 한잔했다. 베를린에서의 마지막날이다. 유명한 관광지들은 거의 다 돌아봤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세계대전의 잔재로 일부러 복원시켜놓지 않은 카이저 교회로 가봤다.
그리고 어제 은진님에게 추천받은 Ruyam 케밥집으로 가봤다. 케밥이 맛있는 건 알지만 터키에 있을 때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그렇게 당기진 않았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베를린 케밥은 꼭 먹어봐야 한다고 했었다. 그냥 무시하였었는데 은진님이 강력추천해서 전철로 30분 거리에 있는 케밥집으로 갔다. 알고 보니 첫날 승우가 추천해준 커리부어스트집 바로 맞은편에 있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여기다 싶었다. 이미 사람들이 줄서 있다. 웨이팅 하는 것을 싫어해서 줄이 있는 가게는 안 들어가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순 없었다. 음식을 시키기까지 20분 그리고 음식 나오는 데까지 20분이 걸렸다.
드디어 201번 내 번호가 주문창에 뜨고 케밥을 픽업해서 슈퍼에 가서 맥주 한 병을 사서 테이블에 앉아 맥주와 함께 먹었다. 진짜다. 터키에서 먹은 케밥보다 더 맛있다.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아마 베를린식 케밥은 다른 소스를 사용하는 것 같다. 베를린 최고의 맛집이라는 것도 한몫 하는 것 같다. 맛있게 먹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전철을 다섯번은 탔다. 72시간짜리 티켓을 끊고 최대한 많이 사용하고 싶었다. 숙소에서 한숨자고 다시 바로 내려와 맥주를 하나 시켰다. 맥주를 들고 자리를 찾는데 대부분 다 차 있다. 서양인 남자랑 눈이 마주쳤는데 여기 테이블에 앉아도 된다고 살짝 비켜준다. 이 친구이름은 톰. 네덜란드 친구다. 한참 얘기하고 있는데 스태프가 칵테일이 든 저그를 들고 와서 프리 드링크라고 마셔도 된단다. 순식간에 테이블은 사람들로 꽉 찼다. 다른 네덜란드 친구들, 호주, 미국, 멕시코 등 다양한 사람들과 술을 마셨다.
그리고 샷 잔과 보드카 같은 걸 들고 오더니 가루가 든 조그만 봉지와 함께 샷을 마시고 이 가루를 입어 털어놓고 얼굴을 흔들라고 한다. 시키는 데로 마셨더니 샷이 탄산으로 변해서 먹기편하고 맛있다. 프리 드링크 이벤트가 끝나고도 계속 맥주를 시켜먹었다. 내일 아침 6시 비행기라서 3시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너무 즐겁다. 비행기를 취소하고 싶다.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서 놀아서 그런 것 같다. 베를린은 안전하고 사람 만나기도 좋은 도시다. 더 놀고 싶었지만 11시쯤 방으로 올라왔다. 얼른 침대로 올라가서 알람을 맞추고 잤다. 베를린을 떠나기 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