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라오스

치앙콩에서 루앙남타로

by nelly park

태국 국경 출입 사무소가 8시에 문을 연다는 정보에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고 모닝 커피를 한잔했다. 간밤에 우리게스트하우스에 사람이 많이 왔나보다. 짐을 싸고 국경으로 가려는 사람이 많았다. 수많은 서양인들 중 동양 남자 둘이 있길래 말을 걸어 보니 일본인이다.


“어디로 가요?”


“저희는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으로 가요”


“어떻게 갈려구요?”


“몰라요. 아무 정보도 없어서 일단은 국경 넘어서 생각하려구요”


우리랑 비슷하다. 친구도 사귈 겸 국경 보트 선착장에서 버스터미널까지 툭툭비도 아낄 겸 같이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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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에 도착해서 간단히 수속을 밟고 보트를 타고 한 1~2분 가니 바로 라오스다. 그런데 보트값이 일인당 40바트라니. 괜찮은 장사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라오스로 들어 갈 때 비자가 필요없다. 서양 여행자들은 꽤 많은 돈을 내고 비자를 받아서 들어가야 한다. 초록색 한국 여권이 자랑스러워 지는 순간이다. 툭툭을 타고 가격 협상을 해서 일인당 50바트에 라오스의 국경도시 훼이싸이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라오스의 버스터미널은 그야말로 엄청 시골이었다. 버스도 우리나라에서 중고버스를 수입해 그냥 타고 있었다. 그래서 버스에 한글로 쓰여진 스티커 같은 것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일본친구들은 22시간이나 걸리는 비엔티엔 버스티켓을 샀다. 여기서 비엔티엔까지 가는 길에 여러가지 도시를 보며 갈 수 있는데 굳이 거기까지 한번에 가는게 신기해서 물었다.


“너넨 왜 굳이 시간이랑 돈 들여서 거기까지 한번에 가?”


그 일본친구들은 웃으며 대답한다.


“저희는 대학생인데 여행 기간이 짧아서 수도는 한번 찍고 가자는 생각에 바로 수도로 갔다가 또 다른 곳으로 가야해요”



뭐 일리 있는 말이지만 나는 조금 이해가 안됐다. 과연 나도 여행 기간이 짧았다면 그랬을까. 뭐 여행 스타일은 저마다 다른 거니깐.



나는 목적지인 특이한 이름의 도시 므앙 응오이 느아로 가기 위해 7시간 걸리는 우돔싸이행 티켓을 끊었다. 훼이싸이는 국경의 작은 도시라 므앙 응오이 느아까지 한번에 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 그나마 북부에서 큰 도시인 우돔싸이로 가야 버스가 있단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일본 대학생들이랑 카드게임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여기서 처음 배운 일본 카드 게임 다이후고. 이때 배운 일본카드게임을 다른 여행지에서 일본인들과 만날 때마다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잘 배워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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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친구들의 버스가 먼저와서 떠나고 생각해보니 오늘 우돔싸이로 가봤자 오늘므앙 응오이 느아로 바로 못 들어 갈 것 같다. 므앙 응오이 느아는 라오스에서도 오지중의 오지라서 우돔싸이에서 또 농키아우라는 곳으로 가서 거기서 또 더 들어가야 한다. 과연 그 시골로 들어 가는 버스편이 하루에 몇 편이나 있을까. 아마 우돔싸이에 도착해서 하루를 또 보내고 갈 것이다. 그럴바엔 그나마 볼 거리가 있다고 하는 루앙남타로 가기로 결심하고 매표소로 가서 티켓을 바꿨다. 그리고 라오스 국수를 먹었다. 특이한 맛이었다. 된장 맛이 나기도 하고 끝맛은 매콤했다. 하지만 양은 두 젓가락에 끝이었다.



버스에 올라탔다. 이번달부터 여기에 고속도로가 개통되었다고 들었긴 하지만 여전히 구불구불 덜컹덜컹 비포장 도로가 많았다. 한 시간쯤 가더니 도로 중간에 버스를 세우더니 사람들이 내린다. 뭔가 싶었더니 도로가의 풀밭으로 사라져서 남자는 바지를 내리고 여자는 치마를 내리고 그 자리에서 소변을 본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다. 그렇군. 나도 소변을 봐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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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은 산길이라 고산족들이 마을을 이루고 사는 것 같았다. 몇 개의 짚풀로 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어 진짜 라오스에 왔구나 한 걸 느꼈다.



거리로 190 km. 얼마 안 되는 거리였지만 4시간 동안 열심히 달려 드디어 루앙남타에 도착했다. 아까부터 잠깐 왔다 그쳤다 하는 비는 버스에서 내려 시내까지 걸어가려니 갑자기 거세졌다. 잠깐 비를 피하려 구멍 가게 지붕 밑으로 들어가니 가게 아주머니는 물건을 사지도 않는데 앉으라고 웃으며 의자를 내 주신다.



툭툭을 타면 너무 비쌀 거 같아 의자에 앉아 있다 도로에 서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히치 하이킹을 했다. 도로에 차가 몇 대 다니지도 않았지만 그 중 하나가 차를 세워줘서 차를 얻어타고 시내까지 갔다. 차 주인 아저씨는 목적지를 물어보시더니 친절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신다. 지금까지 만난 라오스 사람들은 너무 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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